[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제도권 편입을 앞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일제히 경영진 교체에 나서고 있다
국내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은 창업자 차명훈 대표가 사임하고 이성현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다고 19일 밝혔다. 2014년 코인원을 설립한 차 대표는 11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최대주주(53.5% 지분)와 이사회 의장으로서 중장기 전략에 집중한다.
이성현 대표는 올해 1월 COO로 합류한 뒤 2월 공동대표를 거쳐 단독대표에 올랐다. 7개월 만의 초고속 승진인 셈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변화하는 가상자산 시장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주요 거래소도 마찬가지 사정이다. 업계 1위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2017년부터 이석우 대표가 경영을 이끌어왔으나 올해 5월 사임 의사를 밝히고 6월 오경석 신임 대표로 교체했다. 창업자 송치형은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났다.
업계 2위 빗썸도 창업자 이정훈 전 의장이 빗썸홀딩스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하면서 IPO 준비 과정에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빗썸은 올해 처음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집단에 지정되기도 했다.
배경에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이 있다. 규제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2024년부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거래소들의 컴플라이언스 부담이 급증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상장회사와 전문투자자 등록법인의 가상자산 매매도 허용돼 기관투자자 시장 진입이 본격화된다.
IPO와 제도권 편입 준비도 경영진 교체를 부추기고 있다. 거래소들이 대기업 수준의 지배구조를 갖춰야 하고 소유와 경영 분리 압박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진출과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전문경영인의 역량이 필수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강화와 기관투자자 진입으로 '동네 거래소'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는 금융회사 수준의 경영 역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 구도도 한몫했다. 업비트 독주 체제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과 빠른 의사결정이 생존의 열쇠가 됐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친가상자산 정책으로 글로벌 진출 기회가 늘어난 것도 전문성 강화 요구로 이어졌다.
가장자산 업계 관계자는 "창업자의 개인 역량보다 조직 시스템이 중요해진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며 "장기적 성장을 위한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