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네이버 출신 AI 전문가들이 대거 정부 요직에 진출하면서 한국의 소버린 AI 생태계 구축이 본격 가속화되고 있다. 민간에서 축적된 AI 기술력과 정부의 정책 추진력이 결합되면서 글로벌 AI 시장에서 한국만의 차별화된 포지셔닝에 성공할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을 비롯해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 최휘영 놀유니버스 대표(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 등 네이버 출신 핵심 인재 3명이 정부 요직에 임명되거나 후보자로 지명됐다.
오사카 엑스포에서 열린 네이버클라우드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케어콜 부스 체험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정우 수석은 네이버의 대표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 개발을 총괄한 국내 최고 AI 기술 전문가다. 서울대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인 그는 국가 차원의 GPU 인프라 확보와 국산 AI 모델 중심의 생태계 구축을 일관되게 주장해온 소버린 AI 전략 설계자다.
네이버의 AI 전략 핵심인 하이퍼클로바X는 미국 오픈AI, 구글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자체 개발된 초거대 AI 모델이다. 한국 AI 산업의 기술 자립 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하이퍼클로바X 씽크' 모델은 MMLU 벤치마크에서 79.6%의 높은 정답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빅테크 AI 모델들과 견줄 만한 성능을 입증했다.
네이버는 '온 서비스 AI' 전략을 통해 검색, 커머스, 뉴스, 메일 등 모든 서비스에 AI 기술을 통합하며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AI 기반 상품 추천 서비스에서는 AI 추천 상품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중소기업 상품 추천 비중이 35%, 신생 스토어 상품 노출 비중이 52%에 달해 대형 브랜드 쏠림 현상 완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 소버린 AI로 글로벌 시장 차별화 전략
현재 글로벌 AI 시장은 오픈AI의 GPT-4o, 구글의 제미나이, 중국 딥시크의 R1 모델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는 한국어 특화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 소버린 AI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많은 국가에서 소버린 AI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영어와 중국어가 아닌 지역 언어 기반 초거대 AI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원천 기술과 클라우드 기반 AI 산업 생태계 구축 경험을 동시에 보유한 기업은 네이버가 유일하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모로코, 일본 등에서 소버린 AI 사업을 진행중이다. 각 국가의 언어와 문화에 맞춤형 AI 모델을 제공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동남아시아 AI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각 나라가 안고 있는 사회적 과제를 기술로 풀어가는 것이 소버린 AI의 철학"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현장 중심의 B2B 서비스를 통해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술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가 'AI 3대 강국 도약'을 핵심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하정우 수석을 중심으로 대규모 AI 투자 전략을 추진하면서 민간의 실무 경험과 정부의 정책 추진력이 결합되는 새로운 협력 모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출신 인사들의 정부 진출은 민간의 실무 경험과 정부의 정책 추진력이 결합되는 의미 있는 사례"라며 "한국의 AI 주권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