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SK텔레콤이 위약금 면제와 함께 고객 붙잡기에 나섰다. 고객 보상과 정보보호 투자 등 1조2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집토끼 지키기’가 효과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SKT가 총 500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7일 SKT에 따르면 회사는 약 2400만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 감사 패키지’를 제공한다. 이에 투입되는 재원은 총 5000억원이다.
우선 15일 자정 기준 전 고객의 8월 통신요금을 50% 할인한다. 이는 별도 신청 절차 없이 자동 적용된다. SKT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고객 역시 사업자 협의를 통해 지원할 방침이다. 오는 8월부터 연말까지 5개월간 매월 데이터 50GB도 추가 제공한다.
요금 할인과 추가 데이터 혜택을 동시 제공하게 된 배경에 대해 회사 측은 고객들 간의 형평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무제한 요금제 이용 고객은 금액이 크기에 경우 같은 할인율을 적용하더라도 할인액도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저가 요금제 이용자들의 경우 할인 금액은 작지만 50GB 추가 데이터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T멤버십을 통해 매월 3개 제휴사에 대한 릴레이 할인도 진행한다. 대표적으로 ▲뚜레주르 ▲도미노피자 ▲파리바게뜨 등이 이번 할인 혜택에 참여한다. 이는 연말까지 신규 가입하는 고객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해킹 사고 이후 해지한 고객이 6개월 내에 재가입할 경우 별도 절차 없이 가입연수와 멤버십 등급 등을 원상복구한다. 이미 떠난 고객들에게도 돌아와 달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향후 5년간 7000억원을 정보보호에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전문 인력을 2배로 확충하고 보안 기술 및 시스템 강화를 위한 투자액도 대폭 늘릴 방침이다.
고객 보상에 들어가는 비용과 정보보호 투자를 합치면 총 1조2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연간 매출의 약 6.69%에 해당하는 금액을 고객 신뢰 회복에 투입하겠다고 약속한 셈이다.
이에 따른 재무적 악영향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회사는 2025년 매출 전망치를 17조8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8000억원 낮춰 잡았다. 그러나 회사 측은 단기 실적 하락보다는 장기적으로 고객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SKT 유영상 대표는 지난 4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5000억원의 고객 감사 패키지는 회사 입장에서는 매출이 상쇄되는 것이며 5년간 7000억원의 정보보호 투자는 현재보다 훨씬 높은 규모라 회사 실적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해킹 사태를 계기로 단기간의 실적 하락보다는 장기적으로 보안이 강하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고객 이탈 방어에 성공할지도 관건이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루 동안 SKT에서 타 통신사로 옮겨간 고객 수는 1만660명으로 집계됐다. 순감 규모는 3865명이다. 감소 추세를 보이던 이탈 규모가 위약금 면제 발표 이후 다시 확대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조기에 잠재우는 것이 당면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