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손익 악화로 순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어려움이 지속되자 손보사들은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하면서 보험료 인상을 고민 중이다. 이와 함께 미니보험과 펫보험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며 빈틈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본사 전경 (사진=각사)
15일 한화투자증권은 상장 손보사 4곳(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한화손해보험)의 2분기 합산 이익을 1조3986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것이다. 특히 현대해상과 한화손보에 대해서는 어닝 쇼크를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손보사 4곳의 2분기 합산 순이익을 1조3844억원으로 전망했다. 마찬가지로 작년 2분기 대비 15.5%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가는 주요 손보사의 실적 감소 원인으로 보험손익 감소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을 꼽았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의 경우 3번 연속 보험료를 인하한 데 따라 올해 들어 원수보험료의 역성장이 나타나고 있다”며 “요율 정상화 전까지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금리 인하기 회계제도(IFRS17) 가정 규제에 따른 보험계약마진(CSM) 잔액 감소와 손실 계약 비용이 발생했다”며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과 재해 증가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계속된 실적 악화 전망에 삼성화재와 DB손보, KB손보, 메리츠화재는 다음 달 적용될 예정이율 인하 여부와 적용 상품 범위 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는 동결했지만 다음 달 다시 인하할 수 있는 만큼 역마진 방지 차원에서 논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예정이율이란 약정된 계약금을 가입자에게 지급하기 위해 매달 부과해야 하는 보험료 산출 과정에 필요한 이자율이다. 통상적으로 예정이율 0.25%포인트가 하락하면 보험료는 10% 내외에서 인상된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이 예정이율을 인하한다면 내달 보험료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예정이율 인하 고민에 앞서서는 미니보험과 펫보험 등 틈새시장 공락 행보가 이어졌다.
먼저 삼성화재는 올해 2월부터 지수형 보험 상품을 도입하며 미니보험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에는 ‘지하철 지연보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출국 항공기 지연·결항 보상’ 특약에 이어 지수형 보험 상품의 두번째 독점 판매권을 확보한 것이다. 이 상품은 수도권 지하철이 30분 이상 지연될 경우 대체 교통비를 월 1회, 최대 3만원까지 보장해 준다.
DB손해보험은 올해에만 3건의 펫보험 관련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면서 시장 입지를 견고히 했다. 5월에는 업계 최초로 ‘개 물림 사고 행동 교정 훈련비 보장’을 출시하면서 상품 차별화에도 나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호실적에 대한 기저효과로 인해 이번 실적 감소가 더 주목되는 것 같다”며 “금리인하 등의 변수가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