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호실적과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권사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환율 안정 혜택을 본 하나금융지주와 포트폴리오 강화 효과가 본격화되는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기대가 높다.
4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 (자료=각사)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 컨센서스를 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총 4조9612억원이다.
지주사별로는 KB금융이 1조5827억원으로 ‘리딩금융’ 자리를 예약했고 이어 ▲신한금융 1조4160억원 ▲하나금융 1조780억원 ▲우리금융 8845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전체적으로는 3~4% 감소할 예상이지만 하나금융은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전망치는 9조97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달성한 9조3526억원 보다 6.6% 늘어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 호실적을 전망하는 주요 배경은 지난해 홍콩 H지수 ELS 충당금 설정으로 인한 일회성 손실이 소멸되면서 나타나는 기저효과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하며 예대금리차가 확대돼 이자이익이 꾸준히 증가한 점도 주효했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모두 꾸준히 증가하며 대출 자산이 확대된 점 또한 이자이익 증가에 힘을 보탰다.
2분기 실적 호조와 함께 4대 금융지주의 자본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 개선이 예상되면서 주주환원율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CET1 13% 초과 자본을 주주환원에 쓰고 있는 KB금융의 경우 2분기 주주환원율이 50%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한금융은 주주환원 속도를 내기 위해 최근 5000억원 규모 자사주 정리 계획을 두 달여 앞당겼다.
하나금융은 배당총액 1조원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최대 45%의 주주환원율이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35% 내외의 주주환원율로 중기 목표 50% 달성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배당수익률은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 중이다.
이러한 2분기 실적 호조와 주주환원 확대 기대, 최근 주가 흐름을 반영해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두드러진다.
BNK투자증권은 최근 하나금융의 목표가를 8만원에서 10만원으로 25% 대폭 상향했다. 최대 실적 지속과 상향된 주주환원율, 자기자본이익률(ROE) 9.6%,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의 저평가 매력을 주요 근거로 꼽았다.
KB증권도 하나금융의 목표가를 기존 9만1000원에서 11만원으로 20.9% 높여 잡았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적극적인 조달비용 관리를 통해 우려보다 양호한 NIM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며 “환율 하락에 따른 비이자이익 증가, CET1 개선으로 주주환원율 제고 관련 가시성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우리금융도 보험사 인수를 통한 사업구조 다각화와 주주환원 확대를 반영해 다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KB증권이 2만1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38.1% 올렸다. 강승건 연구원은 “보험사 자산/이익 성장은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아 CET1 관리 및 주주환원율 제고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보험 자회사 편입 이후 계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와의 시너지 역시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키움증권도 기존 2만5000이던 목표가를 12% 상향한 2만8000원으로 올렸다.
KB금융과 신한금융도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에 목표가 상향 조정이 줄을 잇고 있다.
이달 들어 키움증권과 BNK투자증권이 KB금융의 목표가를 11~12% 높였다. 신한금융에 대해서도 키움증권, BNK투자증권, KB증권이 6~13% 수준에서 목표가 상향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예요’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은행주 PBR이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ROE 대비 낮은 수준으로 상승여력이 높다”며 “코스피 상승, 은행주 할인율 축소, 주주환원율 상승 등 여러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은행주 PBR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