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AI 네이티브 뱅크’를 선언한 카카오뱅크가 은행업의 본질인 이체와 통장 관리에 AI(인공지능)를 입힌다. 기존 시중은행의 AI 서비스는 챗봇 등 단순 상담 보조에 그쳐 소비자가 체감하는 효능감이 낮았다. 카카오뱅크는 핵심 금융 업무에 생성형 AI를 직접 적용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이재욱 카카오뱅크 AI고객서비스개발팀 팀장이 10월 29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타워2에서 진행한 ‘카카오뱅크 커넥트’ 행사에서 AI 활용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국정경신문DB)
카카오뱅크는 24일 대화만으로 송금이 가능한 ‘AI이체’ 서비스를 출시했다. 은행권에서 이체라는 핵심 기능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서비스는 복잡한 입력 절차를 없앴다. 고객이 “엄마에게 5만원 보내줘”라고 일상 언어로 말하거나 입력하면 AI가 즉시 계좌정보와 금액을 인식해 송금 절차를 처리한다. 최근 이체 내역이 있다면 별명만으로도 송금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금융 전 영역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AI 네이티브 뱅크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지난 5월 금융권 최초로 ‘AI 검색’을 선보인 데 이어 ‘AI 금융 계산기’ 등 대화형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았다.
카카오뱅크의 AI 기반 서비스는 경쟁사와의 차별점이 뚜렷하다. 시중은행의 AI 도입은 주로 고객 상담이나 내부 직원의 업무 보조 등 고객 지원 기능에 집중됐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소비자가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이체 기능 자체를 AI로 자동화해 고객이 피부로 느끼는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카카오뱅크의 AI 공세는 연말까지 이어진다. 오는 12월에는 대표 상품인 모임통장에 AI를 결합한 ‘AI 모임총무’를 출시할 예정이다. 회비 내역 정리, 미납자 알림 발송 등 번거로운 총무 업무를 AI가 대신 수행해 준다. 최근 특허청에 ‘모임총무’, ‘AI모임총무’ 등 상표권 출원까지 마쳤다.
카카오뱅크는 앞으로도 핵심 금융 상품 전반으로 AI 적용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금융 생활의 방식을 바꾸겠다는 의지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AI가 금융 생활의 기본 틀이 되는 앱으로 진화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