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셀트리온 4분기 매출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전년동기대비 30% 이상 늘고 영업이익률 40%대를 전망했다. 3분기를 기점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이 마무리되면서 길었던 상각 터널이 끝이 났다는 판단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1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4분기 전망과 미래 비전 브리핑을 했다. 서정진 회장이 직접 발표자로 나서 ▲일라이 릴리 미국 공장 증설 및 향후 활용 계획 ▲국내 신규 생산시설 투자 계획 ▲2038년까지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 41종 확보 ▲비만 치료제·라이선스-인 등 신약 개발 역량 강화 등 회사의 차세대 성장 비전과 방향성을 설명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셀트리온 온라인간담회 캡쳐)

이 날 서 회장은 미국에 생산기지를 확보함으로써 의약품 관세 리스크를 완전 해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소재 일라이 릴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를 연내 마무리하고 완료 즉시 생산설비 확장을 추진한다.

미국 생산시설은 내년 1월 가동된다. 설비 확장도 바로 실행한다. 여기에 7000억원이 투입된다. 일라이 릴리의 위탁생산(CMO) 물량 동시 생산을 고려하면 빠른 증설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결과다. 회사는 이후 단계적 공장 증설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정부의 의약품 가격 인하 압박과 관세를 상당 부분 털어낼 수 있게 됐다. 미 공장은 짐펜트라와 같은 미국 오리지널 제품 생산은 물론 CMO 시설 활용 여지도 많아 생산시설 증설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서 회장은 “이번 증설을 통해 미국 정부가 의약품 품목 관세를 발표한 뒤에도 무관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갖추는 셈”이라며 “우리도 다른 회사와 같이 무관세 기업으로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절차를 정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CDMO 확장을 위해 4조원이 투입된다. 미국 생산시설에서 현지 물량 공급을 소화하고 이외 지역에 공급되는 물량은 주로 국내 공장이 생산을 맡을 예정이다.

바이오시밀러는 2038년까지 연평균 2~3개의 신규 제품이 출시될 예정으로 총 41개의 제품 라인업을 갖출 전망이다.

신약 개발도 성장 궤도에 오를 것으로 봤다. 항체-약물접합체(이하 ADC) 및 다중항체 신약의 경우 2025년 임상 단계에 돌입하는 4종을 포함해 총 10종 이상이다. 2027년에는 20종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한다.

ADC는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속도 조절에 나선다. 신약 개발 후보물질 확보를 위해 오픈 라이선스 및 M&A는 적극 추진한다.

비만치료제 시장도 뛰어든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을 포함한 2중-3중 작용제를 넘어 4중 타깃이 동시에 작용하는 모델로 개발한다.

서 회장은 “해외에서 IR을 하다보면 최근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만치료제 시장 진출 관련해서는 “위고비 시대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펩타이드 형태가 아닌 경구용으로 시장이 넘어가고 있다. 미국에서도 임상 단계를 단축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임상에 응하겠다는 환자도 많다”고 말했다.

서 회장이 강조하는 부분은 4분기 실적이다. 서 회장은 그간 온라인간담회를 통해 3분기까지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이 마무리됐다고 꾸준히 강조해왔다. 이를 통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보유하고 있던 고원가 재고도 상당 부분 소진되면서 매출원가율이 개선되고 있다.

2023년 합병 당시 30%대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은 2025년 20%대까지 낮아졌다. 셀트리온 올해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1분기 17.7%, 2분기 25.2%, 3분기 29.3%로 나타났다.

서 회장은 “3분기 상각 터널이 끝을 보이면서 4분기 매출은 30% 이상 성장할 전망”이라며 “영업이익률은 40%대를 넘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경쟁해볼만한 체계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