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철강 본업 부진으로 신성장동력을 모색하는 포스코가 해운업 진출을 위한 HMM 인수 검토에 나섰다. 포스코는 연간 3조원 물류비 절감과 공급망 안정화를 기대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이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과 자문계약을 맺고 HMM 인수 사업성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는 철강과 해운이 무슨 시너지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 반면 증권가는 중장기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이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과 자문계약을 맺고 HMM 인수 사업성을 검토 중이다. (사진=HMM)
포스코가 HMM 인수에 나선 것은 철강 본업의 성장성 한계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다. 포스코는 이차전지·수소 등 신사업 외에 물류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철강 수요 둔화와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급 과잉으로 철강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다.
HMM의 시가총액은 23조원 이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36%) 가치는 약 7조원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 2분기 말 기준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조23억원이다. HMM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국내 최대 화주로서 연간 3조원에 달하는 물류비를 지출한다. HMM을 통해 물류 수직계열화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임기 반환점을 돈 장인화 포스코 회장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학계 전문가는 포스코와 HMM 간 사업 구조 차이를 지적하며 시너지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종길 성결대 글로벌물류학부 교수는 "철강과 해운이 무슨 시너지 효과가 있나"라며 강한 의문을 표했다.
그는 "포스코가 물류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내부거래를 통해 운임을 줄이는 것은 시너지 효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업 영역의 구조적 불일치를 핵심 문제로 제기했다.
한 교수는 "포스코가 벌크선으로 물량을 운송한다고 하지만 HMM 매출의 80% 이상이 컨테이너선에서 나온다"며 "근본적으로 사업 구조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거래로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면 전 세계 기업들이 핵심 역량 외에는 모두 아웃소싱을 하겠느냐"며 "포스코는 철강회사지 해운회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해운업계의 구조적 특성도 우려 요소로 꼽았다.
한 교수는 "해운은 호경기가 짧고 불경기가 훨씬 긴 산업"이라며 "철강처럼 고로만 지어두면 수익이 생기는 구조가 아니다"며 "앞으로 더 불경기가 올 텐데 잠시 짧은 기간의 호황만 보고 들어오는 건 문제"라고 경고했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단기적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중장기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HMM은 2030년까지 5조6000억원을 투자해 벌크선을 110척까지 확보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추진 중이다. 현재 HMM 매출의 80% 이상이 컨테이너선에서 발생하지만 벌크선 비중이 늘어나면 포스코와의 접점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주력 화물인 벌크와 HMM의 주력인 컨테이너 간 직접적 시너지는 제한적"이라면서도 "전체 인수보다는 벌크 부문 등 시너지가 높은 일부 사업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현재는 성장성과 전략적 시너지 가능성을 확인하는 수준으로 인수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