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철 한남5구역 재개발조합장 (사진=우용하 기자)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5개 구역 가운데 입지적으로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5구역이 재개발 활동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총회에서 DL이앤씨와의 수의계약과 사업시행인가를 의결하면서 다음 단계를 준비하게 된 것이다.
물론 총회 의결까지 마냥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사업 진행 초기부터 보광변전소 이전 문제가 존재했고 조합장 선거 도중 내홍을 겪으면서 사업시행인가도 한차례 무산됐기 때문이다. 시공사 입찰에서는 경쟁이 무산돼 한남4구역에 마저 진행 속도를 따라 잡혔다.
올해 초 신임 조합장 선출 후 시공사를 확정한 한남5구역은 ‘2027년 착공’과 ‘평당가 3억원 단지 실현’을 목표로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다.
이에 본지는 신상철 한남5구역 조합장과 만나 그간의 사업 추진 과정과 향후 나아갈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남5구역 재개발 사업과 지역 특징을 설명 부탁드린다.
한남5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시 용산구의 한남뉴타운 5개 구역 중 하나로 2009년 10월 1일에 촉진구역으로 결정고시됐다. 조합은 2012년 8월에 설립 인가를 받았다.
면적은 총 18만3707㎡에 달하고 노후주택을 정비해 지하 6층~지상 23층, 총 2592세대를 건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총공사비는 1조7584억원이다. 오는 2027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사업 진행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지역은 남산 팔각정의 정남쪽에 위치한다. 한남뉴타운 가운데 한강 변과 가장 많이 마주하면서 평지 면적 역시 풍부하다는 특징을 갖췄다. 남산과 한강 조망을 두루 갖춘 지역인 것이다. 이런 자연조건 외 약 80만평 규모의 용산미군기지도 가까이 있는데 해당 부지는 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고비는 없었는지.
5구역에는 보광 변전소가 있다. 약 3000평 가까이 차지한다. 하지만 최초의 촉진계획을 결정고시 할 당시 한국전력 측이 반대한 상태로 이뤄져 이전에 대한 합의가 필요했다. 특히 서울시는 한전과 협약서를 체결하지 않으면 구역 지정을 취소하겠다는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를 조율하기 위해 한전과 2016년부터 대화했다. 물론 이전 방식에 대한 의견차가 존재했다. 조합은 지하화를 원했는데 한전에선 옥내화를 선호해서다. 결국 원인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관련 비용을 100% 조합이 부담하는 대신 지하화하도록 합의했고 2021년도에 협약서를 체결했다.
▲지난해 사업시행계획이 총회를 통과하지 못해 실망한 조합원이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사업시행계획 의결이 무산됐던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가?
작년 말 사업시행인가가 한차례 부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그중 총회와 사업에 대한 홍보가 미흡했던 것이 가장 컸던 것 같다. 이와 함께 조합 설립 후 12년이 지나면서 정비사업비가 10% 이상 상승된 부분도 핵심으로 꼽힌다.
또 당시는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예비 후보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다. 그 과정에서 일부 후보자가 조합 집행부를 비판하면서 불신을 자극했던 것이 부정적 영향을 준 것 같다.
하지만 한남4구역에 마저 사업 진행 속도를 추월당하자 재추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시공사 선정과 사업시행인가 투표를 같은 날 의결하도록 마련해 관심도를 높였고 홍보와 관련 설명회도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조합 집행부 임기 종료로 연말·연초에 내홍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 초 조합장 선거에서 강조한 점이 있는지?
조합원들에게 5구역이 서울에서 가장 최고의 단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아파트 평당가 3억 단지 실현을 첫 번째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빠른 사업 진행을 통한 2027년 착공을 목표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 용산구 한남5구역 일대 (사진=우용하 기자)
▲한남뉴타운은 건설사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수주하고 싶어 하는 핵심 사업지로 꼽힌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관심을 보였던 건설사는 어디였는가?
서울 내 핵심지 중 하나로 꼽히다 보니 GS건설,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들은 대부분 흥미를 보였다. 특히 삼성물산이 장기간 주목했는데 4구역으로 시선을 돌리게 돼 많은 원망을 받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5구역에 가장 꾸준히 관심 가져준 회사는 DL이앤씨였다.
▲최종적으로 DL이앤씨가 시공사에 선정됐다. 하지만 단독입찰·수의계약에 대한 걱정도 있었을 것 같은데 DL이앤씨의 어떤 노력이 조합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 같은지?
경쟁보다는 이를 통해 좋은 조건을 제시받고 싶던 것 같다. 특히 올해 초 4구역에서 삼성과 현대가 빅 게임을 진행한 직후라 더 걱정하셨다.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4구역 조건을 그대로 반영해 주길 요구했는데 DL이앤씨가 이를 수용했다. 또 30일 총회에 대표자가 70~80명 되는 인원과 직접 방문하고 한강 변 아크로 단지 중 5구역을 정점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들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설계 부분에선 외형적으로 단지 한 가운데 ‘가든 하우스’가 조성될 계획이다. 다른 아파트에는 없는 개념이고 단지 내 상가도 유럽식·아치형 디자인으로 마련될 것이란 점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라 인상 깊게 받아들여졌다.
▲조합장으로서 DL이앤씨와 제안 내용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특히 강조한 사항은 무엇인가?
앞서 말했듯 한남4구역에서 삼성물산이 제안한 내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강하게 요구했다. 핵심적으로 5가지는 꼭 적용되게끔 노력했다. ‘분담금 2+2년 유예’, ‘LTV 150%’, ‘조합원 한강조망 100%’, ‘최저이주비 12억원’, ‘정산 환급금 30일 이내 환급’이다.
대부분 사항이 고스란히 제안서에 반영됐지만 환급금 관련 내용은 제외됐다.
▲한남뉴타운 내 다른 구역은 여러 갈등으로 인해 시공사 선정 후 사업 진행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조합원과의 갈등 방지를 위해 조합차원에서 신경 쓰는 부분이 있는지?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기 위해선 조합원들로부터 신뢰와 적극적인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집행부에서는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실제로 발생 가능한 분쟁을 막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사업시행인가안 통과 전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마다 소통의 날을 운영해 왔다. 소통의 날은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런 기회를 끊임없이 가져 궁금증과 불만을 해소해 드리고 조합원들의 뜻이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변화될 한남5구역에 바라는 점과 시공사 선정까지 기다려 준 조합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부탁드린다.
한남5구역은 조합이 설립되고도 많은 세월이 흘렀다. 그걸 잊지 않고 사업이 빠르게 추진될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 물론 이를 위해선 전 조합원이 집행부를 믿고 협조해 주셔야 한다. 집행부는 계속해서 변함없이 일하고 신뢰를 잃지 않도록 조심하겠다.
성공적인 사업 진행을 통해 5구역이 대한민국 대표 명품단지로 거듭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