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DL이앤씨가 한남5구역과의 수의계약을 앞두고 있다. 한남동 일대가 지난 2003년 뉴타운 지구로 지정된 지 22년 만이다.

세번 연속 단독 입찰에 참여하면서 강한 수주 의지를 드러낸 만큼 시공권은 DL이앤시가 무난히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수의계약 진행 시 한남뉴타운 4개 구역은 모두 다른 대형 건설사가 건설하게 된다.

한남5구역 일대(왼쪽)와 '아크로 한남' 투시도 (사진=우용하 기자, 자료=DL이앤씨)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5구역 재개발조합은 오는 31일 사업시행인가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시공사 선정은 수의계약 찬·반 투표로 이뤄진다.

한남5구역 재개발은 서울시 용산구 동빙고동 일대를 지하 6층~지상 23층, 51개동, 총 2592세대 규모로 정비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1조7584억원에 달한다. 특히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한강변 면적이 가장 넓은 것으로 평가된다. 서쪽으로는 반포대교와 잠수교 진입 가능하다. 용산공원 미군기지와 경의중앙선 서빙고역도 인근에 위치해 있다.

5구역의 사업 진행 속도는 한남뉴타운 4개 구역 가운데 가장 더딘 편이다. 2·3·4구역의 경우 경쟁입찰로 빠르게 시공사를 선정했다. 하지만 5구역에선 DL이앤씨만 단독 입찰해 두 차례 유찰됐다. 경쟁 무산 후 수의계약으로 진행하게 돼 시공사 선정 기간이 길어진 것이다. 특히 올해 2월에는 조합장 선거까지 겹치면서 일정은 더 미뤄지게 됐다.

수의계약 대상자로 나선 DL이앤씨는 한남3구역 수주전에도 참여한 바 있다. 2019년 3구역 수주전은 DL이앤씨의 전신인 대림산업과 GS건설, 현대건설의 삼자구도로 진행됐다. 결과적으로는 현대건설이 경쟁에서 승리해 3구역 시공권을 확보했다.

DL이앤씨는 3구역 수주전에서 밀린 후 5구역만큼은 사수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 왔다. 한남뉴타운에 입성하고자 조합이 설립된 2012년부터 장기간 공략해 온 핵심 사업지이기 때문이다.

한남5구역 주민 A씨는 “몇 년 전까진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이 흥미를 보이는 것 같았지만 삼성물산은 4구역에 집중했고 롯데건설도 금방 발 뺐다”며 “아무래도 10년 넘게 공들여 온 DL이앤씨와 경쟁하긴 힘들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DL이앤씨의 강한 의지는 조합에 선보인 제안서에서도 드러났다. 먼저 단지명으로는 ‘아크로 한남’을 제안했다. ‘아크로 리버뷰’와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등과 이어지는 한강변 ‘아크로 벨트’의 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모든 조합원이 한강 조망을 누릴 수 있도록 단지를 배치했다.

최저 이주비는 세대당 12억까지 지원한다. 분담금은 입주 후 4년까지 납부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공사비 인상분 1000억원과 공사비 검증 비용은 자체 부담하기로 제시했다. 공사 이행 확약서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수의계약이 확정된다면 한남뉴타운 모두 다른 건설사가 시공을 담당하게 된다. 현재 한남뉴타운의 시공사는 ▲2구역 대우건설 ▲3구역 현대건설 ▲4구역 삼성물산으로 결정됐다.

총회 안건은 높은 찬성률을 달성하며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남5구역 S 공인중개사는 “조합원 대부분 사업 진행이 더 이상 늦어지지 않길 바라는 분위기다”라며 “총회에선 시공사선정 안건과 사업시행인가 안건 모두 찬성률 90% 이상 기록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남뉴타운 최고 수준의 제안이지만 경쟁입찰이 아니다 보니 일부 조합원은 의구심을 갖기도 했다”며 “현재는 홍보관 운영 등을 통해 긍정적인 평가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