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자사의 물류 및 유통 시스템을 활용해 재난구호활동을 돕는다. (자료=BGF리테일)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기록적인 폭우로 산사태·침수 등 수해 피해 지역에서 복구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유통업계가 자사의 물류 및 유통 시스템을 활용해 재난구호활동을 돕는다. 전국적으로 당일·익일 배송 등이 가능한 유통망을 활용해 긴급 상황에 필요한 구호물품을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재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속도’가 생명이다. 재난이 발생하면 집 등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에게는 당장 필요한 물품 공급이 절실하다. 때로는 성금보다도 물·식량·생필품 등 구호물품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이유다. 기부금의 경우 재난구호단체 등을 통해 모금돼 실제 피해 구호 현장에서 사용되기까지 약 6개월에서 최대 2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
유통업계에서 재난지원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구축된 선례로는 일본의 편의점이 꼽힌다. 일본의 편의점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피해지역에 상품 공급량을 늘리고, 이재민에게 화장실과 생수를 제공하는 등을 구호활동을 도왔다. 2016년 구마모토지진 때도 지역자치단체가 로손 등 유통업체와 재난대응 시스템을 설계해 생수·컵라면 등을 신속하게 공급했다.
긴급재난구호의 거점으로서 전국 유통망은 국내에서도 작동하고 있다. 특히 편의점 업계는 전국 약 5만 여개의 점포와 물류센터, 배송시스템 등을 활용해 국가 재난 예방 및 긴급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편의점 특성상 식료품과 생필품 등이 언제나 구비돼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지난 2015년 BGF리테일을 시작으로 GS리테일, 이마트24, 롯데쇼핑(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4사는 행정안전부 등과 재난 예방 및 구호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올해도 집중호우로 수해 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한 긴급구호물품 지원도 이어졌다.
BGF리테일은 폭우 피해지역에 생수·라면·이온음료·초코바 등 약 1000만원 상당의 식음료를 지원했다. BGF리테일은 구호 요청을 받자마자 행정안전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구축한 국가 재난 긴급 구호활동 ‘BGF브릿지’를 가동해 구호물품을 지원했다.
GS리테일은 대한적십자사충북지사 등을 통해 생수·초코파이·에너지바 등 각각 3000개를 지원했다. 이마트24는 생수·음료·컵라면 등 2만 여개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물품이 신속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목적지와 가까운 전국 물류센터에서 수송 차량도 지원했다.
쿠팡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장화 총 800켤레를 긴급 지원했다. (자료=쿠팡)
편의점 업계는 향후 추가 피해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지원도 검토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편의점의 재난 대응 매뉴얼 등은 정부와의 24시간 소통 체계를 갖추고 재난 상황이 알려지는 즉시 피해 지역 인근에서 물류센터를 통한 물품 지원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빠른 배송에 특화한 쿠팡도 물류 인프라를 활용한 구호활동에 나섰다. 쿠팡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장화 총 800켤레를 긴급 지원했다. 피해 복구 현장에서 작업에 필요한 장화를 선제적으로 지원해 추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구호물품은 쿠팡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각 지역에 수일 내로 신속하게 배송될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단순 소매점을 넘어 공공 인프라(Relief infra)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전국 최대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보유한 편의점의 인프라를 통해 공익적 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추가 피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지원”이라며 “재난 시에는 구호물품의 신속한 전달이 중요한 만큼 유통업체의 물류 시스템을 활용해 지속적인 구호활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