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3인 부회장 중심 체제의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위쪽부터 시계방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강성묵 하나금융 부회장, 박성호 하나금융 부회장, 이은형 하나금융 부회장. [자료=하나금융그룹]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계묘년 새해 ‘책임경영’의 기치를 내걸었다. 3인 부회장 중심 체제를 구축하고 각 부회장에 디지털·글로벌·본업 경쟁력 강화 등 구체적 역할과 과제를 부여해 실행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전날 이은형·박성호·강성묵 부회장을 비롯한 지주 임원 23명의 선임을 공시하며 새해 조직개편와 임원 인사를 마무리했다.

하나금융의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의 핵심은 3인 부회장 체제 복귀다. 하나금융은 2008년 부회장직을 신설한 뒤 1인 단독 체제부터 4인 체제까지 다양한 직제로 운영하며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해 왔다.

김정태 회장 재임 시절 함영주 단독 체제를 유지하다가 2020년 3인 부회장 체제로 재편하고 함영주, 이진국, 이은형 부회장을 앉혔다. 1년 뒤에는 ESG, 디지털, 글로벌 부문에 각각 함영주, 지성규, 이은형 부회장을 배치했다.

지난해 함 회장 취임 이후 이은형 단독 체제였던 부회장 직제에 올해 박성호 전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이 새로 임명되면서 다시금 3인 체제로 돌아왔다. 아울러 지주사 조직 체제도 이들 3인 부회장 중심으로 재편해 전문성과 역할을 강화했다.

하나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었던 박성호 부회장은 그룹의 디지털 신영역 개척과 신성장 기회 발굴 등의 임무를 맡았다. 박 부회장 산하에는 그룹전략부문(CSO)과 그룹디지털부문(CDO)이 배속되고 그룹미래성장전략부문(CGO)이 신설됐다. 특히 이번에 신설된 CGO는 웹 3.0으로의 변화 속에서 신사업 개척과 파트너십 강화 등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을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2020년부터 글로벌 부회장직을 맡아 해외 사업 성장과 내실을 다진 이은형 부회장은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는 역할을 계속 수행한다. 이 부회장 산하에는 그룹글로벌부문(CGSO), 그룹ESG부문(CESGO)이 배속되고 그룹브랜드부문(CBO)이 신설됐다. 그룹 글로벌 사업의 선도적 지위 강화는 물론 글로벌 ESG 경영의 실천과 글로벌 브랜딩을 통한 그룹의 가치 제고 임무를 함께 맡게 됐다.

강성묵 부회장은 그룹 핵심기반사업 부문의 전략적 방향성을 수립하고 관계사 경영 지원 역할을 담당한다. 강 부회장 산하에는 그룹개인금융부문, 그룹자산관리부문, 그룹CIB부문을 신설하고 그룹지원부문(COO)을 배치했다. 또 지주 시너지전략팀을 배속해 관계사 간 협업 체계를 공고히 하고 시너지 창출을 확대하는 임무도 부여 받았다.

이번 조직개편은 함영주 회장이 취임 이후 내걸었던 3대 전략 방향을 보다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함 회장은 지난해 3월 회장으로 취임하며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 도약을 목표로 ▲강점 극대화와 비은행 사업 재편 ▲글로벌 리딩금융그룹 위상 강화 ▲디지털 금융 혁신 등 3대 전략을 제시했다.

올해 취임 2년차를 맞은 함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3대 전략 목표의 실천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함 회장은 “우리가 이뤄야 할 미션, 나아가야 할 비전, 실행해야 할 전략적 목표를 이제는 거창한 말이 아닌 직접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며 “이를 통해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 우리 업(業)의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인 부회장이 각각 담당하고 있는 3대 전략인 본업 경쟁력 강화·글로벌 위상 강화·디지털 금융 혁신 등 각 부문의 구체적 목표도 제시했다.

함 회장은 본업 경쟁력 강화 부문에서는 비은행 부문 M&A를 포함한 모빌리티·헬스케어·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제휴를 맺을 것을 요청했다.

글로벌 위상 강화를 위해서는 IB·자금·자산 관리 등 강점 분야의 해외 진출과 지역별·업종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한 M&A 등 글로벌 영토 확장을 주문했다.

디지털 금융 혁신과 관련해서는 과감한 제휴와 투자를 통한 다양한 파트너십 체결과 가상자산·메타버스 등 새로운 디지털 영역에 대한 적극적인 도전을 기대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그룹이 유기적으로 대응하고 변화의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삼아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도록 디지털 금융 혁신, 글로벌 위상 제고, 본업 경쟁력 강화라는 3대 조직 전략 추진을 위해 부회장직제를 확대 개편했다”며 “부회장 중심의 책임경영을 통해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 보다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부문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업 실행력을 강화하고 혁신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