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우리금융그룹 임종룡 회장이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었다. 임 회장은 첫 임기 동안 그룹 숙원이던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했다. 2기 체제에서는 계열사 시너지 창출로 ‘톱티어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한국정경신문 DB)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전날 임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첫 임기 동안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한 임 회장이 내년부터 톱티어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임추위에서도 임 회장의 재임 중 종합금융 포트폴리오 완성을 높이 평가했다. 우리투자증권 출범과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로 증권과 보험업 진출을 완료한 점이 결정적이었다. 타 그룹 대비 뒤처졌던 보통주자본비율(CET1) 격차를 개선하고 시가총액을 2배 이상 확대한 성과도 인정받았다. 그룹 신뢰도 개선 역시 주요 추천 배경으로 꼽혔다.

이강행 임추위 위원장은 “임 회장이 제시한 비전과 방향이 명확하고 구체적이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이 종합금융 체제 완성의 장본인인 만큼 장기 성장전략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렸다.

우리금융 내부적으로는 이제 다른 4대 금융지주와 대등한 경쟁선에 섰다는 인식이 강하다.

우리금융은 자산과 이익 규모에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뒤처져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의 총자산은 각각 796조, 783조, 659조원이다. 우리금융은 587조원으로 가장 낮다. 같은 기간 누적 순이익은 KB금융 5조1217억원, 신한금융 4조4609억원, 하나금융 3조4334억원, 우리금융 2조7964억원 순이다.

다만 이익 규모를 끌어올릴 수 있는 비은행 순이익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23년 99.9%던 우리은행 순이익 비중은 올 3분기 기준 79.3% 수준으로 낮아졌다. 증권사 출범과 보험사 인수효과다. 다만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가 KB금융 32.6%, 신한금융 30%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종합금융 체제 완성 이후 계열사 시너지는 이제 초입 단계다. 임 회장의 2기 체제는 완성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입증하는 단계가 될 전망이다.

임 회장은 첫 단추로 미뤄둔 계열사 CEO 인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16개 계열사 가운데 10곳의 CEO가 이달 31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임 회장이 임기를 연장하면서 2기 체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계열사 CEO도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임 회장은 전날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된 뒤 “지난해와 올해 증권·보험업 진출을 통해 보완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시너지 창출 능력을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