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겨울 골프가 예외적인 시즌이 아니라, ‘조금 더 싸게 더 자주 치는’ 한 시즌으로 자리 잡고 있다. 휴장을 줄이고 영업을 택한 골프장이 늘면서 코스 안팎의 안전과 준비 수준도 함께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에 들어섰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2025~2026년 동계 혹한기 동안 전국 회원사 골프장 158곳 가운데 60개 골프장이 휴장 없이 정상 운영한다. (사진=임윤희 기자)

30일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2025~2026년 동계 혹한기 동안 전국 회원사 골프장 158곳 가운데 60개 골프장이 휴장 없이 정상 운영한다. 반면 35개 골프장은 1개월 이상 장기 휴장에 들어간다. 1년 전 같은 조사에서 휴장 없는 골프장은 54곳, 장기 휴장 골프장은 45곳으로 겨울에도 라운드가 가능한 골프장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업계는 겨울 휴장이 줄어든 배경으로 수익 구조 변화를 첫손에 꼽는다. 코로나 특수 이후 한 번 불어난 골프 수요가 엔데믹과 경기 둔화로 정체 구간에 접어들면서 성수기 매출만으로는 연간 고정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린피 흐름도 방향이 달라졌다. 대중제 골프장을 중심으로 동계 그린피를 성수기보다 낮췄다. 숙박·카트·식사를 묶은 겨울 패키지 상품을 앞세워 추워도 합리적인 가격이면 치겠다는 수요를 겨냥한 판매 전략이 확대됐다.

일본·동남아 등 해외 원정 골프가 늘어난 상황에서 겨울에까지 문을 닫으면 고객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휴장 대신 영업을 선택하게 만든 요인이다.​

겨울 라운드를 택하는 골퍼가 늘어난 만큼 라운드 내내 신경 써야 할것도 많아졌다. 두꺼운 옷차림과 경직된 근육 상태에서 평소처럼 풀스윙을 이어갈 경우 어깨·허리·손목에 가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충분한 스트레칭과 가벼운 연습 스윙으로 몸을 먼저 데우고 4분의3 스윙 위주의 컨트롤 샷으로 리듬을 찾는 방식이 겨울 라운드에 적합하다.

코스와 그린 상태를 읽는 감각도 중요하다. 얼어붙은 그린에서는 볼이 튀거나 굴러가는 거리가 평소와 달라지기 때문에 그대로 띄워 노리는 것보다 짧게 공략해 퍼터로 굴리는 플레이가 비교적 안정적이다.

티잉 구역·카트길·나무 계단처럼 블랙아이스가 생기기 쉬운 구간에서는 스파이크에 낀 서리를 수시로 털고 계단은 옆으로 한 걸음씩 디디는 습관만으로도 넘어짐 사고를 줄일 수 있다.​

방한과 장비 준비는 플레이 퀄리티를 좌우하는 요소로 꼽힌다. 핫팩은 옷 위에 붙이고 같은 자리에 오래 두지 않는 기본 수칙을 지키고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어 스윙 방해를 줄이는 방식이 권장된다.

겨울용 장갑·넥워머·귀마개·컬러볼 등은 체온 유지와 시인성을 높여 라운드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겨울 골프의 초점은 ‘얼마나 많이 치느냐’보다 ‘어떤 컨디션에서 얼마나 안전하게 치느냐’에 두는 편이 바람직하다. 동계 무휴 골프장이 늘어난 상황에서 단순한 가격 비교를 넘어 코스 결빙 정도와 개인 체력·부상 이력까지 반영해 라운드를 설계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