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자료=카카오페이]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카오페이가 증권에 이어 보험업 진출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논란에 휩싸였던 카카오페이가 증권·보험 등 금융서비스업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생활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성장성을 입증할 기회를 얻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은 전날(13일) 보험사업 진출을 위한 본허가를 따냈다.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은 카카오페이가 보험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해 9월 설립한 자회사로 빅테크 주도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은 이사회 등을 거쳐 사명을 확정하고 하반기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디지털손보사의 초기 주력상품으로 생활밀착형 소액단기보험을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의 생활금융 데이터와 카카오 계열사의 생태계를 연계해 보험에 대한 사용자 경험과 인식을 개선시킬 독특한 보험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페이가 금융에 대한 인식을 바꿔온 것처럼 새로운 디지털 손보사는 보험에 대한 인식을 다시 만들것”이라며 “기존 편견을 뛰어넘는 보험을 통해 금융 소비자 편익 증대 및 관련 산업 전반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험업 진출은 증권업과 함께 카카오페이의 양대 숙원사업 중 하나였다. 지난 2019년 인바이유(현 KP보험서비스)를 인수해 법인보험대리점(GA)업에 진출했고 같은 해 삼성화재와 함께 디지털손보사 설립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2020년 12월 디지털손보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했지만 보완 요구 등 우여곡절 끝에 6개월 만에 예비인가를 받았다. 이후 본허가까지는 또 10개월이 꼬박 걸렸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46조3000억원에 달하는 목표시장(Total Addressable Market) 공략을 위해 다양한 신규 서비스와 편의 기능을 구상하고 있다”며 “카카오페이증권의 모바일 주식 거래 서비스(MTS)가 준비 중이며 디지털 손보사를 설립해 보험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꿔줄 수 있는 생활밀착형 보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증권업 진출을 위해 2020년 2월 바로투자증권의 지분을 인수해 사명을 카카오페이증권으로 변경하고 핀테크 증권사로 출범 시켰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현재 베타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MTS의 정식 버전을 이달 중순경 출시할 예정이다. 별도의 증권 앱 설치 없이 바로 카카오페이에서 연동할 수 있고 하반기에는 카카오톡에서 종목 공유, 시세확인 뿐 아니라 간단한 주식 거래까지 가능하게 된다.

카카오페이에서 프로덕트 총괄 부사장을 지낸 이승효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페이증권의 MTS가 목표하는 것은 펀드에서 그랬듯이 일상을 연결한 새로운 투자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라며 “누구에게나 이로운 투자, 조금씩 나눠서 꾸준히 하는 건강한 투자, 가족·친구들과 즐겁게 함께 할 수 있는 투자 문화를 카카오페이증권이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간편 결제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대출·투자·보험 등 금융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19년 2.37%에 불과했던 카카오페이 금융서비스의 매출 비중은 2020년 22.66%, 지난해 28.63%로 급격히 성장하며 중요성을 키우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상장 이후 고밸류에이션 논란으로 주가가 추락한 카카오페이가 미래성장성을 입증하기 위해선 증권·보험 자회사의 성장과 시너지창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후불결제 및 오프라인 결제처 확대로 결제서비스 매출이 증가하고 UI·UX 개선 및 상품다양화를 통해 금융서비스 매출도 반등할 전망”이라며 “MTS가 출시될 카카오페이증권과 생활밀착형 상품출시를 준비중인 디지털손보사도 카카오페이 연결실적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페이의 높은 성장 배경에는 카카오플랫폼 간의 시너지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면서 “MTS 출시가 예정된 카카오페이증권과 론칭을 앞두고 있는 디지털손보사에도 동일한 효과가 기대돼 자회사 가치 상승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