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글로벌 기업인들 앞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금융 질서 구축을 선언했다.
29일 두나무에 따르면 오 대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의 부대행사로 열린 CEO 서밋의 기조 연설자로 나섰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 APEC CEO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두나무)
이번 행사는 28일부터 3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맷 가먼 AWS CEO ▲사이먼 칸 구글 아시아태평양 부사장 ▲사이먼 밀너 메타 부사장 ▲안토니 쿡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등 글로벌 테크 리더들이 기조 연설자로 이름을 올렸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와 데이비드 힐 딜로이트 아시아태평양 CEO 등 세계 금융을 주름잡는 경영인들도 함께한다.
오 대표는 대한민국 대표 핀테크 기업의 리더로서 행사 이틀째인 29일 ‘통화와 글로벌 금융 시장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맡았다.
먼저 오 대표는 화폐의 역사에 대해 “단순히 형태가 바뀌어온 것이 아니라 그 가치를 보증하는 주체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에 대한 역사”라며 “법정화폐의 신뢰를 국가 기관이 보증했다면 오늘날 디지털 자산의 시대에는 알고리즘과 네트워크의 합의에 의해 이 신뢰를 보증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돈의 형태가 진화할수록 거래비용은 줄어들고 시장은 확장됐으며 금융은 더욱 성장했다”며 “지금 우리는 법정화폐와 디지털 자산이 공존하며 서로의 강점을 보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전 세계 디지털 자산 보유자 수는 5억6000만명으로 동남아 전체 인구와 맞먹는 수준이다. 상위 21개 디지털 자산 지갑은 12억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의 상징이 된 비트코인은 현재 세계 7대 자산으로 자리매김해 대부분의 주식과 원자재 가격을 앞지르고 있다.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이 불러올 미래도 제시했다. 오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은 분산원장을 통해 중앙화된 기관의 개입 없이 네트워크 참여자 간 거래기록을 공유 및 검증하며 네트워크 자체가 신뢰를 보증하는 시스템을 탄생시켰다”며 “한 번 기록된 데이터는 변경할 수 없어 개인은 자신이 만들어 낸 정보에 대한 진정한 소유권을 갖게 된다”고 블록체인 기술의 의미를 상기시켰다.
이어 “오랫동안 블록체인은 전통 금융 시스템과 단절된 영역에 머물러 있었지만 이 둘을 잇는 가교가 바로 스테이블코인”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3000억달러(약 430조500억원)에 달한다.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금융 인프라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퍼질수록 그 매개가 되는 블록체인뿐만 아니라 지갑이나 분산형 앱(디앱)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 결제뿐 아니라 대출·자산관리·자본시장까지 웹3 기반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전 세계 13억명의 비은행 인구에게도 금융 접근권을 제공할 수 있다. 포용적 금융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관련해 오 대표는 “거래소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시장 시가총액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거래소가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으로 재편되는 세계 금융 시장을 한국과 두나무가 함께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명이다.
그는 새로운 금융질서를 선도하기 위해 두나무가 준비 중인 ▲기와체인 ▲기와월렛 ▲베리파이바스프 ▲업비트 커스터디 등 4가지 서비스에 대해서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거래소를 넘어 글로벌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 대표는 “지금은 더 이상 돈을 설계하는 시대가 아니라 신뢰를 설계하는 시대”라며 “두나무는 이 여정을 한국에서 시작해 아시아로 확장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며 ‘통화와 글로벌 금융 시장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APEC CEO 서밋에 참석한 글로벌 리더들에게 “무엇보다도 이 여정을 전 세계의 파트너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