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이 극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업체와 수입차업체의 잇따른 신모델 출시가 전기차 수요를 끌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8월 국내에서 등록된 신차는 총 12만6787대로 나타났다. 이중 전기차는 2만3269대다.
올해 8월 국내에서 등록된 신차는 총 12만6787대 중 전기차는 2만3269대로 나타났다.(사진=SK일렉링크)
전체 신차 등록 대수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8.4%로 국내에서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판매된 2020년 이후 월간 기준 최고치다. 지난달 국내에서 팔린 신차 5대 중 1대는 전기차란 얘기다.
올해 1∼8월 누적 전기차 등록 비중도 12.7%로 연간 기준 올해 처음으로 10%대를 기록할 것이 유력하다.
지난 2020년 2.4%에 불과했던 전기차 등록 비중은 2022년 9.8%로 크게 올랐다 캐즘 여파로 최근 9%대(2023년 9.3%·2024년 9.0%)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에는 높은 상승세를 보이며 매월 10%의 등록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전기차 신차 인기는 수입차 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전기차는 총 1만855대 등록되며 신차에서는 차지하는 39.9%에 달했다. 이는 휘발유 판매 대수(2744대)와 비중(10.0%)의 4배에 달하는 수치로 역시 월간 기준 역대 최고다. 수입차를 사는 10명 중 4명은 전기차를 사는 셈이다,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 등록 비중은 올 초 10∼20%대에 머물다 5월(33.8%)부터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다. 6월과 7월에도 각각 32.8%, 37.6%의 등록 비중의 기록한 바 있다.
연간 기준으로도 2020년 1.2%, 2021년 2.3%, 2022년 8.2%, 2023년 9.8%, 2024년 18.8%로, 빠른 속도로 상승 중이다. 올해 현재까지 누적 비중은 27.8%다.
이와 관련해 국내 시장에서 캐즘이 극복 조짐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수요 회복에 힘입어 국내 시장에서 올해 전기차 판매가 처음으로 20만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1∼8월 누적 전기차 등록 대수는 14만1986대다. 현대차·기아와 이른바 독일 수입 3사(메르세데스-벤츠·BMW·폭스바겐그룹)가 유럽 시장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전기차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것이 수요 회복에 가장 큰 원동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중국 BYD 등 신규 수입 브랜드들이 속속 국내시장에 진출하면서 전기차 시장 파이를 키우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가성비 좋은 전기차들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한국도 유럽과 함께 캐즘이 완화될 조짐이 보인다"며 "신차 효과는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