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현대차 노조가 6년간 이어온 '무파업 단체교섭' 전통을 깨고 파업 준비에 돌입한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13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17차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결렬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위한 상견례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노조가 일괄제시안을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일부 안건에 대한 정리가 더 필요하다"며 응하지 않았다. 앞서 울산 1공장 전기차 라인의 생산량 축소 갈등이 임단협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앞에서는 노사 상생을 말하면서 조합원에 대한 투자를 비용으로만 계산하는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 태도가 결렬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한다. 조정 중지 결정을 받고 파업 찬반투표에서 과반 찬성을 얻으면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가 제시한 주요 요구안은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을 현재 60세에서 최장 64세로 연장하는 것이다. 주 4.5일제 도입과 상여금을 통상임금의 750%에서 900%로 인상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사측은 "미국 관세 등으로 대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운 시기에 노조가 결렬을 선언해 유감스럽다"며 "조정 기간에도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합의점을 모색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 노사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파업 없이 단체교섭을 마무리했다. 올해 전기차 판매 부진과 생산량 조정 갈등이 임단협 결렬로 이어지면서 파업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