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카카오뱅크 여의도 오피스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카카오뱅크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자료=카카오뱅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카오뱅크가 그간 부족하다고 지적됐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박차를 가한다. 이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첫 여성사외이사로 법률전문가를 선임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29일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ESG위원회는 회사의 환경·사회·지배구조 및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 현황을 관리·감독하는 이사회 산하 전문위원회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1~2년 전 이사회 내 ESG위원회 구성을 마쳤다. ESG가 기업의 경영 활동을 평가하는 핵심지표로 떠오르면서다. 해당 안건이 주총에서 의결되면 인터넷은행 중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처음으로 ESG위원회를 마련하게 된다.

카카오뱅크가 ESG위원회 도입에 나선 것은 지난해 성공적으로 상장한 이후 ESG경영 도입을 요구하는 시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출범 5년을 맞은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 대비 ESG경영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SG)이 진행한 ESG 지배구조 평가에서 B+ 등급을 받아 전년도 A등급에서 한단계 하락했다.

지난해 은행연합회가 낸 ‘2020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서도 카카오뱅크의 ESG경영 민낯이 드러났다. 카카오뱅크의 지난 2020년 사회공헌활동 금액이 3억4800만원에 불과했던 것.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은 평균 1595억원을 사회공헌 활동에 썼다. 자산 규모가 카카오뱅크와 비슷한 지방은행의 사회공헌활동 금액도 평균 250억원 수준이었다.

당시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사회공헌활동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알고 있다”며 “상장 후 자금이 확충되면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을지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상장 후 지난해 말부터 ESG경영 강화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ESG 전담조직인 ‘ESG팀’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ESG팀은 ▲ESG 전략 수립 및 업무 추진 ▲ESG보고서 발간 및 각종 ESG 콘텐츠 기획 ▲ESG 평가 대응 ▲국내외 ESG 정책 동향 및 트렌드 리서치 등 업무를 담당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기존에는 ESG조직을 두고 ESG 활동을 했던게 아니라 내부적으로 관련 부서에서 사회 봉사 활동이나 기부 활동을 진행해 왔었다”며 “이제 전담 부서도 신설하고 이사회 내 위원회를 설치해 ESG를 적극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ESG위원회의 경우 아직 안건이 통과되기 전이라 위원회 구성이나 역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주총에서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대표와 성삼재 전 SGI서울보증보험 상무의 사외이사 선임도 결정된다.

이 중 이 후보자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출신 여성 법률전문가다. 오는 8월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을 앞두고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본총액 2조원이 넘는 상장사는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할 수 없게 된다.

이 후보자가 카카오뱅크 이사회 내 유일한 법률전문가라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 후보자는 변호사 개업 후 경찰청 인권보호위원회 위원,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여성과 인권 문제에 자문 경험이 풍부하고 관심도가 높다. 카카오뱅크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 문제 대해 활발히 의견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 후보자에 대해 “사회적 활동 이력과 법률 전문가 경력 등을 고려해 이사회의 다양성 증진과 당행의 사회적 가치 함양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선임이 추천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