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K라면을 대표하는 삼양식품과 농심이 3분기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4분기부터는 농심도 해외실적 상승세를 타고 삼양식품과 본격 수출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과 농심은 나란히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삼양식품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은 6320억원, 영업이익은 1309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44%, 50% 늘었다. 농심은 3분기 매출 8712억원으로 전년대비 2.4% 늘었고, 영업이익 544억원으로 44.6% 신장했다.

삼양식품과 농심은 나란히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사진=연합뉴스)

삼양식품 3분기 해외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0% 늘어난 5105억원이다. 밀양2공장의 본격 가동과 미국 상호관세에 맞춘 가격 조정으로 수익성을 방어했고, 증대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한 점이 주효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호조세와 전략적 관세 대응, 고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3분기에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관세 등 불확실성 리스크가 일부 해소되고 밀양2공장 가동률도 빠르게 올라오고 있어 수출 확대에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심은 북미 법인을 제외하고 중국, 일본, 베트남, 호주, 유럽 등 모두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해외 매출만 전년대비 9% 증가한 3172억원을 기록했다. 북미에서는 글로벌 유통 거래선 재정비로 일시적으로 매출이 소폭 줄었다.

내수도 회복세다. 삼양식품의 국내 매출은 1215억원으로 전년대비 24% 늘었다. 해외시장에서 얻은 글로벌 인지도가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불닭에만 의존하지 않고 삼양1963, 맵탱 등 라인업을 늘리고 스낵과 소스를 중심으로 라면 외 매출 다변화를 꾀한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농심은 지난 3월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인하 전으로 되돌린 것을 포함해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3분기 국내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 확산으로 4분기도 라면 기업들의 해외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9월 누계 기준 라면 수출액은 11억2500만달러(약 1조6478억원)로 전년대비 24.5% 늘었다. 업계는 올해 처음으로 라면 해외매출 3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신라면과 불닭의 K라면 경쟁 구도가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은 지난 7월 미국에서 가격조정에 따른 일시적 판매량 감소가 정상화되고 4분기부터 케데헌 컬래버 제품이 본격적으로 미국에 유통된다. 내년 국내 녹산 수출공장 완공에 따른 수출 물량 확대로 실적 턴어라운드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 사의 해외 성과와 4분기 전망에 투자업계도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분위기다.

유안타증권은 삼양식품 목표주가를 200만원으로 올렸다. 신한투자증권, IBK투자증권, KB증권도 목표주가를 175만원으로 각각 상향했다. 한화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은 각각 180만원, 186만원을 유지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미주 지역에서 라면 및 소스 제품 가격을 평균 10% 인상했으며 최근 원·달러 환율 강세를 고려하면 관세 부담도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한화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20% 상향한 60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렸다.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각각 57만원, 56만원을 제시했다. 가장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삼성증권으로 50만9000원이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한국 법인의 강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고 4분기부터는 미국 법인 및 수출 매출도 성장 전환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