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AI 반도체 열풍 속에서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공세를 본격화한다. 내년 생산분이 사실상 완판된 데다 애를 먹던 엔비디아 공급망에도 정식 진입했다.
30일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HBM 생산 계획 물량 전체가 이미 고객사 수요로 확보됐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를 포함한 주요 글로벌 고객들로부터 추가 주문이 이어지면서 HBM 증산 가능성도 내부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 HBM 생산량을 올해보다 크게 늘렸지만 고객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공급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3분기 HBM 판매는 전 분기보다 80% 이상 증가했다. 구형 제품 재고는 소량만 남겨두고 대부분 HBM3E로 전환됐다.
삼성전자는 “HBM3E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양산 판매 중”이라며 “HBM4는 샘플 출하를 완료해 양산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로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할 수 있는 품질 테스트(퀄테스트)를 통과한 사실상 마지막 관문을 넘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주도하던 엔비디아 공급망에 삼성전자가 합류하면서 HBM 시장 경쟁 구도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HBM4는 4나노 공정을 적용한 차세대 제품으로 데이터 처리 속도 11Gbps를 충족했다. 삼성은 내년 AI용 가속기 신제품에 이 메모리를 적용할 계획인 엔비디아와의 협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는 2나노 1세대 공정을 적용한 신제품의 본격 양산과 함께 주요 거래선의 HPC, 오토 수요 강세 제품과 메모리 제품 확대 판매 등을 통해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