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 98% 이상을 차지한 전략광물 갈륨 시장에 한국 기업이 첫 도전장을 내밀었다. 고려아연이 기술 자립화와 자원 안보 강화를 앞세워 중국 중심의 공급 구조에 균열을 내겠다는 포부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온산제련소 내 게르마늄 설비 신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은 울산 온산제련소에 약 557억 원을 투자해 갈륨 회수 공정을 신설한다고 20일 밝혔다. 공사는 올해 10월 착공해 2027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된다. 2028년 상반기부터 연 15.5톤의 갈륨을 생산할 계획이다.

회사 연구소가 자체 개발한 ‘최신화 갈륨 회수 기술’을 상용화해 공장 설비비를 줄였다. 이를 통해 수익성도 확보했다. 갈륨 시세(1kg당 920달러) 기준으로 연간 약 110억 원의 이익이 기대된다.

갈륨은 반도체·LED·고주파 회로 등 첨단산업의 필수 소재다. 최근 중국의 대미 수출 금지 조치로 전 세계 수급 불안이 심화됐다. 고려아연의 이번 투자는 핵심광물 자립화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공정의 부산물에서 연간 16톤 이상의 인듐을 추가 회수할 수 있어 약 80억원 수준의 수익을 더할 전망이다. 인듐도 반도체·재생에너지 산업에 쓰이는 전략광물이다. 고려아연은 현재 세계 인듐 공급의 11%를 담당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전략광물의 중요성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국내 유일의 공급망 허브로서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