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K-방산이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으면서 현대위아가 방위산업 중심의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49년 모태사업까지 매각하며 '기동형 화력체계 제조사'로 변신을 꾀하는 것이다. 지난 3년간 2%대에 머물던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한 과감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12일 현대위아에 따르면 방산 부문 매출은 2022년 1858억원에서 2024년 3448억원으로 86% 급증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3%에서 4%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글로벌 분쟁 증가와 K-방산 수출 호조가 맞물린 결과다.
폴란드 그드니아 항구에 도착한 폴란드 K2 전차 모습, 현대위아는 K2전차에서 포신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현대로템)
현대위아 측은 "방산 매출은 아직 전체의 4% 남짓하지만 부가가치가 높다"며 "세계무대에 내놓을 전차와 자주포를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전세계적으로 몇 군데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위아는 국내 유일 화포 제작사로 1977년 4.2인치 박격포 양산을 시작한 이후 약 2만문의 포열을 생산해왔다. 현재 현대로템에 K2 전차 포신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K9 자주포 포신을 독점 납품하고 있다. K9의 경우 폴란드, 루마니아, 인도 등 10여 개국에 수출되면서 현대위아도 동반 수혜를 누리고 있다.
아울러 기존 중형 화포 중심에서 벗어나 경량화된 '기동형 화력체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차량탑재형 105㎜ 자주포와 경량화 81㎜ 박격포 등 3개 신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 전시회에서 공개한 '경량화 105㎜ 자주포'는 2.5t 트럭이 견인해야 했던 기존 KH178 105㎜ 곡사포를 소형전술차량에 탑재할 수 있도록 경량화했다. '차량탑재형 81㎜ 박격포'는 방열 시간을 기존 5분에서 10초로 대폭 줄이고 운용 인원도 5명에서 3명으로 감축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도 전력화 이전 단계"라며 "2027년 전력화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방산 제품 라인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원격사격통제체계(RCWS)와 대드론 통합방어체계(ADS) 등 최신 무기체계도 개발 중이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모니터로 원격 사격하는 RCWS는 최대 4㎞까지 탐지 가능하고 ADS는 현대 전장의 드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수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K-방산에 대한 글로벌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수출 기회가 확대됐다.
올해 2월 중동·아프리카 최대 방위산업 전시회인 'IDEX 2025'에 처음 참가했다. 지난해에는 중남미 최대 방산 전시회 'FIDAE 2024'와 동남아 최대 방산 전시회 'INDO Defence 2025'에도 잇따라 참여했다.
과거 수출 실적이 발판이 되고 있다. 현대위아는 칠레에 105㎜ 견인포를 수출한 경험이 있고, 인도네시아에는 2009~2015년 105㎜ 견인포 54문과 155㎜ 견인포 18문을 수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위아 관계자는 "아직 적극적인 수출 성과는 없지만 라인업을 확대했으니 더 적극적으로 영업해 수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위아는 방산사업 확대를 위해 저수익 사업 정리에도 나섰다. 49년간 유지해온 모태사업인 공작기계 사업부를 릴슨프라이빗에쿼티·스맥 컨소시엄에 3400억원에 매각했다. 2017년부터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사업부였다.
올해 2분기에는 창원5공장을 매각예정비유동자산으로 분류하며 손상차손 136억원을 인식했다. 크랭크샤프트·조향너클 등 자동차용 주물 제품을 생산하던 이 공장도 연내 매각할 예정이다. 이미 2023년 중국 주물사업에서도 424억원 손상차손을 감수하며 철수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빠른 공급과 균일한 품질이 보증되는 한국산 무기체계 수요가 늘고 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기동형 화력체계사로 도약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라인업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수출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위아가 모빌리티 역량을 기반으로 방산, 열관리 등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저수익 사업 정리와 신사업 투자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