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K뷰티 수출액은 55억 달러로 역대 상반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K뷰티 수출은 경쟁력 높은 신진 브랜드들이 이끌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K뷰티 다크호스들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주>
에이피알이 시가총액은 약 8조5980억원으로 평가받으며 국내 화장품 대장주로 떠올랐다.(사진=에이피알)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최근 뷰티 업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간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대기업들이 아쉬운 실적을 보이고 있는 반면 신진 브랜드들은 미국, 동남아시아, 중동 등 신흥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알리며 연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에이피알은 최근 화장품 대장주로 꼽혔던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국내 뷰티 시장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달 기준 시가총액은 약 8조5980억원으로 평가받는다.
에이피알은 2014년 김병훈 대표가 창업한 회사로 창업 초기부터 혁신적 사업 모델로 주목받았다. 당시 에이프릴스킨 브랜드를 앞세워 유통 채널을 거치지 않고 SNS를 앞세운 D2C 비즈니스 모델로 빠르게 사세를 확장해 나갔다.
김병훈 대표는 1988년생으로 에이피알의 성장세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김 대표는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해 광고대행업계에서 디지털 마케팅 노하우를 쌓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에이피알 창업 초기 미디어 커머스 전략의 밑바탕이 됐다.
이후 2017년 패션 브랜드 널디를 론칭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널디는 론칭 당시 국내와 중국 시장에서 셀럽 패션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스트리트 패션 시장의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에이피알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다. 패션 사업부는 10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하면서 뷰티 부문 사업을 확장하는데 주력했다. 2021년 에이피알은 널디를 전개하는 에이피알패션을 에이피알로 합병하고 에이프릴스킨 외 뷰티 브랜드 라인업을 늘렸다.
■ 작년 코스피 상장 후 폭발적 성장..“글로벌 뷰티테크 기업 도약”
에이피알이 본격 뷰티 기업으로 도약한 시기는 2024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부터다. 에이피알은 상장 전부터 기업가치 1조원 규모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 평가를 받아왔다.
2024년 1월 에이피알 상장 당시 김병훈 대표는 “성장 잠재력이 큰 신규 시장으로 진출해 뷰티 산업을 이끄는 글로벌 넘버원 뷰티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며 “생산설비 증설, 뷰티 디바이스 연구 개발, 해외 마케팅 강화 등에 투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에이피알은 상장 전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에이피알 팩토리 제1캠퍼스를 준공하고 주력 브랜드인 메디큐브 에이지알 등 뷰티 디바이스 생산에 나서면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경기도 평택에 제2, 제3 캠퍼스를 추가로 설립하면서 글로벌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그 결과 에이피알은 올해 조 단위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최대 실적도 경신했다. 상반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은 매출 5938억원, 영업이익 139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 95%, 영업이익은 149%가 성장한 수치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이번 실적 호조세를 바탕으로 2025년 조 단위 매출 기업 목표 달성을 현실화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메디큐브 제품 수요가 계속 증가 중인 가운데 미국 뷰티 전문 편집숍 울타뷰티(ULTA) 판매가 본격화되고 유럽 등 신흥 시장 오프라인 진출도 확대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메디큐브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사진=에이피알)
■ 美 아마존 프라임서 독보적 1위..신흥 시장 개척도 활발
에이피알은 지난 7월 열린 미국 아마존 프라임 데이 기간 매출액 3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국내 뷰티 기업 중 최다 매출이다. 에이피알의 이번 프라임 데이 성과는 전년 행사 대비 6배 상승했다.
메디큐브의 폭발적인 인기와 관심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큐브는 아이브(IVE)의 장원영을 신제품 모델로 기용하며 글로벌 K-뷰티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아마존 자체 집계 결과에 따르면 검색어 메디큐브는 프라임 데이 시작 전부터 검색 순위 상위권에 올랐으며 행사 기간 동안에는 뷰티 부문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세부 제품 별로는 제로모공패드 성과가 돋보였다. 지난해 4월부터 토너&화장수 부문에서 꾸준히 선두를 이어왔던 제로모공패드는 행사 시작과 함께 뷰티 전체 부문 베스트셀러 1위로 치고 올라왔다. 메디큐브 에이지알의 대표 홈 뷰티 디바이스 부스터 프로와 부스터 프로 미니도 주름&항노화 디바이스 부문 1위와 2위를 독식했다. 메디큐브는 K뷰티 브랜드 중 가장 많은 7개의 제품이 뷰티 부문 베스트셀링 100위권에 진입한 브랜드가 됐다.
메디큐브의 뷰티 디바이스는 올해 5월 기준 글로벌 누적 판매량 400만대를 돌파할 정도로 해외 시장에서도 수요가 높다. 에이피알은 기존 핵심 시장인 미국, 홍콩 등지에서는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유럽과 동남아 등 신규 판로도 계속 확대해 나가며 글로벌 시장의 영향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김병훈 대표는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의 인기 요인은 높은 효능감을 구현한 제품에 고객 중심의 서비스와 마케팅 전략 등이 더해진 결과”라며 “다양한 뷰티 트렌드를 접목시킨 뷰티 디바이스 신제품 출시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화장품부터 뷰티 디바이스, 모바일 앱 연동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스마트 홈 케어 구조로 선두주자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