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6조원에 근접한 매출 목표를 설정했다. 업계는 CDMO 사업 강화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과 사법리스크 해소로 연내 6조원 매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1일 공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내 매출 전망치를 전년대비 25~30% 증가한 5조7978억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올해 1월 설정했던 20~25%에서 상향한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연내 매출 전망치를 전년대비 25~30% 증가한 5조7978억원으로 설정했다.(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이번 매출 전망치 상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반기 호실적에서 비롯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창립 이래 최초로 별도 기준 상반기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2조138억원, 영업이익은 907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341억원, 3451억원 증가한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3공장과 2022년 10월 부분 가동을 실시했던 4공장 6만L 규모 설비의 안정적인 풀가동 및 4공장 18만L 규모 설비의 조기 램프업 영향”이라며 “고객 중심의 가치와 탁월한 실행력을 기반으로 2025년에도 뚜렷한 수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월 2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수주 계약을 시작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잇따라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상반기에만 전년도 연간 누적 수주 금액의 60%를 돌파했다.
지난 5월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분리하는 인적분할 계획으로 CDMO 수주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CDMO 고객사의 의약품 정보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고 순수 CDMO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고객과의 신뢰를 강화했다는 평가다.
생산능력 확대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자동화와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운영 효율성과 품질 기준을 높인 18만L 규모의 5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78만4000L의 생산능력을 확보했으며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에 3개 공장을 추가해 총 132만4000L 규모의 초격차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로 그룹 내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사업의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확장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7일 대법원은 대법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혐의에 대해 원심의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제기된 기업가치 회계 처리 의혹이 해소됐다.
그룹 전체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을 통한 CDMO 사업 경쟁력 강화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은 바이오 사업에 향후 10년간 7조 5000억원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적분할을 통해 중간지주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설립되면 신약 개발 중심 투자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적 분할을 통해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기존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넘어 신약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미래 유망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로써 미래성장동력인 ADC(항체-약물 접합체), 신규 모달리티 CDMO, 바이오시밀러 R&D, 추가 생산 공장 증설 등 핵심 사업 역량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은 이재용 회장이 직접 현장을 점검할 정도로 중요하게 다루는 사업”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법 리스크 해소는 회사의 경영 안정성을 높이고 대외 신뢰도를 회복하며 적극적인 투자와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CDMO 사업의 초격차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