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마운자로가 이달 국내 상륙을 앞두고 위고비보다 저렴한 가격대로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공급량 문제로 출시가 미뤄졌던 마운자로가 8월 중순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마운자로는 2.5mg 4주 분량 기준 28만원 내외로 동일 기준 위고비 가격의 70~75%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달 국내 출시를 앞둔 마운자로의 2.5mg 4주 분량 기준 가격이 28만원 내외로 동일 기준 위고비 가격의 70~75% 수준으로 예상된다.(사진=각 사)

마운자로 출시로 국내 비만치료제를 선점하고 있는 위고비의 입지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거세다. 미국 시장에서 마운자로가 이미 위고비의 판매량을 앞지른 만큼 국내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글로벌 임상에서 마운자로는 위고비보다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초기 진입 단계인 2.5mg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해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내년 출시를 앞둔 한미약품의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에 관심이 쏠린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단일 작용제로, 위고비, 삭센다와 같은 계열의 약물로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2026년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GLP-1 계열 약물의 위장 부작용을 개선하고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과까지 확인되어 주목받는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단일 작용제로, 위고비, 삭센다와 같은 계열의 약물로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2026년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이미지=한미약품)

마운자로가 저용량 단계에서 가격대를 확 낮추면서 위고비와 비슷한 성분을 가진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가격대 책정은 30만원 내외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약품은 자사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돼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비용으로 공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 최인영 R& D센터장은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체중 감량은 물론 우수한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과까지 겸비한 혁신적인 비만 치료제로 국내 제약회사 최초로 처음부터 끝까지독자 기술로 개발한 GLP-1 비만 신약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체중 감량과 함께 근육량 감소를 최소화하는데 집중한 HM15275는 올해 하반기 임상 2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GLP-1, GIP, GCG의 세 가지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삼중 작용제로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와 함께 근육량 감소를 최소화하는 ‘질 좋은 체중 감량’을 기대할 수 있다.

통상 비만치료제가 임상 2상과 3상, 식약처 허가 등 도합 7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HM15275 출시 가격대는 현재 예상이 어렵지만 근육 감소 완화를 경쟁력으로 앞세워 기존 비만치료제보다 높은 가격대 형성될 가능성도 높다.

업계에서는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출시되면 2025년 1분기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점유율 73%를 차지하는 위고비의 입지를 뒤흔들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마운자로의 국내 상륙으로 위고비 점유율이 낮아지지만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 전까지 강력한 2강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와 같은 국산 신약이 출시되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사제 투여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경구용, 패치형 등 다양한 제형도 개발되고 있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