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네오플의 노사 갈등에 ‘던전앤파이터’와 ‘사이퍼즈’ 게임 이용자들까지 휘말린 모습이다. 유저 행사 취소가 결정됨에 따라 노조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진 것이다. 이는 ‘노조가 유저를 인질로 잡았다’는 인식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업계의 첫 집단적 쟁의인 만큼 이번 사건이 선례로 남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네오플 노조의 파업 선포 기자회견 현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 9일부터 10일까지로 예정됐던 ‘DNF 유니버스 2025’ 행사 취소를 두고 이용자들의 불만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네오플 측은 내부 여건상 당초 준비한 콘텐츠를 충분한 완성도로 선보이기 어렵다고 판단해 행사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진행 중인 노조 파업의 여파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관련해 민주노총 산하 화섬식품노조 네오플분회는 지난달 25일부터 파업을 진행 중이다. 파업은 행사 전날인 8월 8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던전앤파이터’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때문에 유저들의 실망감이 더욱 크게 터져 나왔다.
특히 이번 행사 취소로 인해 이용자들의 직간접적인 피해들이 발생한 상황이다. 관련해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피해 신고 창구를 개설해 사례들을 접수 중이다. 주요 유형으로는 ▲굿즈 제작 비용 손실 ▲숙소 및 교통 예약 취소 비용 ▲기타 행사 취소로 인한 금전적 피해 등이 포함된다. 휴가 사용이나 일정 변경 등 비금전적 피해도 다수 접수되고 있다는 것이 협회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유저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안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온라인 굿즈 판매 채널 확보 및 제반 비용 지원 ▲오프라인 판매 기회 제공 등이 있다.
네오플 관계자는 “참여 예정자를 대상으로 추후 제작 굿즈들을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채널을 확보했고 통신판매 수수료 및 포장비 등 제반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안내한 바 있다”며 “오프라인에서도 추가 판매 기회를 제공해 드리고자 11월에 ‘던전앤파이터’ 동인 행사 ‘플레이마켓’을 개최하고 ‘사이퍼즈’ 유저들을 위한 ‘사퍼한데이’도 근시일 내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이한 점은 유저들이 사측이 아닌 노조를 성토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유저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노조에 대한 비판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를 두고 게임이용자 단체에서는 그간 누적돼 왔던 운영에 대한 불만과 ‘유저를 볼모로 잡았다’는 인식이 함께 터져나온 것으로 해석했다.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던전앤파이터’의 운영이 유저들의 시각에서는 순탄치 못했던 측면이 있었다”며 “노조 측에서 성과 분배 근거로 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성과는 중국 진출을 통해 이뤄진 것인데 그동안 국내 유저들은 부실한 운영으로 고통받고 있었다는 불만이 노조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짚었다.
또한 “20주년 기념 행사라는 것이 사실 회사가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들을 위한다는 성격이 강하다”라며 “파업 기간을 행사 직전까지로 잡은 점에 대해 이용자들을 인질로 잡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인식하고 이에 반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 행사나 사측의 경영권 모두 존중받아야 하는 권리다. 그러나 이번 사례가 게임업계 노사 갈등에 있어 좋지 못한 선례로 남게 되는 점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임 이용자를 볼모로 삼아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시도가 더 이상 발생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게임 이용자들을 살펴보면 게임 관련 내용뿐만이 아닌 기업의 주요 이슈에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려는 모습이 보인다”며 “하지만 노사 갈등은 결국 양측의 협의로 풀어야 할 문제이지 유저들을 끌어들여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도구로 삼는 것은 지양해야 할 행태”라고 짚었다.
이 협회장도 “이번 파업이 게임업계 집단 쟁의의 첫 사례인 만큼 이용자를 볼모로 삼는 이러한 방식이 선례로 남아 다른 게임사들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파업이 이뤄질까 우려스럽다”며 “성과에 대한 분배나 단체행동권의 정당성 등도 물론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로 인한 갈등이 유저들에게 피해로 돌아와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