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이재명 정부의 미래 모빌리티 정책과 발맞춰 ‘수소·전동화’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제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첫 회동에서 “한국 모빌리티 산업 경쟁력 있다"며 경쟁력 있게 싸워나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정부 역시 미래차, 수소차, 전기차 등 그린 모빌리티 전환과 자동차 부품기업의 사업 전환 지원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며 산업계와의 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 디올 뉴 넥쏘 (사진=현대자동차)

‘디 올 뉴 넥쏘’ 앞세워 수소·전동화 투자 가속

올해 현대차의 핵심 사업은 ‘수소 생태계’와 ‘전동화’ 투자다. 7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선보인 ‘디 올 뉴 넥쏘’는 1회 충전 700km 주행, 150kW 출력 등 대폭 향상된 성능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글로벌 수소차 누적 판매 4만대를 돌파했고 2025년 1분기에도 글로벌 수소차 판매 1위를 지키며 일본 토요타를 앞서고 있다.

연료전지 사업 부문도 현대모비스와 통합해 100kW·200kW급 3세대 시스템 개발, 2028년 상용차 전 차종 적용 등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수소 생태계 조성에 11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 물류에 수소연료전지 트럭을 도입하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수소 생산 등 해외 사업도 적극적으로 확장 중이다.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 역시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와 차세대 플랫폼 개발을 통해 전동화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2025년 현대차의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26.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200만대 판매 목표로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개발, 배터리 역량 고도화 등 전동화 전환도 가속화되고 있다.

관세·통상 위기에도 ‘원팀’ 대응..정부 정책 지원 본격화

정부의 정책 지원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차 산업 육성, 친환경 대형 수송 모빌리티 지원, R&D 예산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실제로 새 정부 출범 이후 내년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이 3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AI,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 미래차 등 국가전략기술 분야에 중점적으로 배분될 예정이다.

국회도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청정수소 인증제와 청정수소발전 의무화제도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개정안은 청정수소의 개발·생산·보급 촉진, 수소경제로의 전환, 인센티브 강화 등 수소산업 전반에 걸친 제도적 지원을 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G7 정상회의 공식 일정 시작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최근 글로벌 통상 환경의 급변과 미국발 관세 위기 등 대외 변수에 대한 정부의 적극 대응도 산업계에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최근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최소한 다른 국가에 비해 더 불리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실무 협의를 가속화하고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뛰겠다”고 밝혔다.

수소차 시장은 전기차와 함께 미래 모빌리티 혁명의 양대 축으로 꼽힌다. 수소는 대형 모빌리티와 특수 장비 운송에 적합한 연료로 수소 연료전지차의 메리트가 크다.

전기차는 배터리 기술 혁신과 충전 인프라 확장에 힘입어 승용차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수소차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빠른 충전 속도를 무기로 상용차·대형 운송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국내 수소충전소는 218곳(2024년 4월 기준)에 불과해 인프라 부족이 여전히 걸림돌이다. 충전소 설치비용과 님비 현상 등도 확장에 난관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수소차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내리면서 현대차의 ‘반 걸음 앞선 전략’이 글로벌 시장 주도권 선점에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의선 회장은 “수소·전동화 투자를 멈추지 않고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성장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해도 ▲수소·전기차 신모델 출시 ▲연료전지 기술 고도화 ▲글로벌 밸류체인 확장에 집중하며 정부의 정책 지원과 맞물려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