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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증권사들의 3분기 잠정 실적이 하나 둘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증권사가 전년 동기 대비 떨어진 실적을 내놓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3분기 일평균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금리 인상 등으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피크아웃(정점)’을 찍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3분기 실적 발표를 진행한 증권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세 곳이다. 이중 하나금융투자를 제외한 NH투자증권과 KB증권의 실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다소 줄었다.
연결기준 NH투자증권의 3분기 잠정순익은 214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396억원) 대비 10.4%, 잠정 영업익은 2926억원으로 같은 기간(3536억원) 17.2% 줄었다.
KB증권의 경우 영업익은 소폭 늘었지만 순익이 크게 줄었다. 3분기 연결기준 KB증권의 잠정영업익은 236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325억원) 대비 1.5% 늘었지만 순익은 170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2084억원)대비 18.3%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실적이 줄어든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다. 3분기 들어 주식시장 횡보와 금리 인상, 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하자 이에 피로감을 느낀 국내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뜨기 시작했다. 이는 객관적 수치로 확인 가능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분기 코스피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4조6713억원이다. 이는 1분기(20조2547억원), 2분기(16조652억원)와 비교하면 상당히 줄어든 수치다. 10월에는 더 줄어들었다. 10월 코스피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2조124억원이다. 지난 22일에는 거래대금이 연중 최저치인 9조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두 증권사 모두 기업금융(IB)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 것은 위안거리다. NH투자증권은 올해 크래프톤, 롯데렌탈 등의 기업공개(IPO)와 SK 회사채 인수 등 주요 IB업무를 큰 문제없이 수행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의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은 증시 부진 영향으로 추정치를 하회했지만 IB 및 기타 수수료수익이 추정치를 크게 상회했다”며 “매크로 환경 둔화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IB 역량으로 기대했던 이익 체력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도 IB 부문은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KB증권은 올해 카카오뱅크, 롯데렌탈, 현대중공업 등 ‘대어’로 뽑히는 회사의 주관사를 맡았다. 3분기 채권시장에서의 점유율도 23%대를 유지하며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1일 기업설명회에서 “KB증권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IB 비즈니스 수수료 및 자본시장 관련 이익 증가, 자산관리(WM) 등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 노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8억원 늘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어려운 시장상황에서도 하나금융투자는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하나금융투자의 3분기 잠정순익은 1334억원으로 전년 동기(1137억원)대비 17.2%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가 3분기까지 기록한 당기순익은 4092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당기순익 4109억원의 99.5%를 달성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아직 세부적인 실적은 확정이 아니지만 누적 순익의 경우 지난해 수준을 육박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라며 “향후 시장 변동성을 선제적으로 대응해 4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