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의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KG스틸이 13일 산업은행과 매각 본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 5위였던 동부제철이라는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동부제철이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간 지 4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과 함께 국내 철강산업을 이끌었던 동부제철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셈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이날 KG스틸,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동부제철 매각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국내 5위 철강사인 동부제철은 KG스틸로 새롭게 태어난다. 

KG는 총 투자금 중 2000억원을 들여 동부제철 지분 40%를 확보하게 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동부제철은 우서 KG스틸과 PE를 대상으로 신주 720만주를 발행하는 3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9월 19일이다. 지난 4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가 KG스틸·캑터스PE 컨소시엄이 3600억원에 동부제철 신주를 인수하도록 하는 내용의 투자유치계약 안건을 가결한 데 따른 것이다.

채권단의 출자전환도 실시한다. 동부제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채권금융기관인 농협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이 6050억원 규모를 증자하고,이 대가로 신주 2420만주가 발행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9월19일이다.

이와 함께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및 우선주(자사주 포함) 3주를 동일한 액면가 주식 1주로 병합하는 방식의 무상감자를 진행한다.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소속 채권금융기관들이 소유한 보통주는 8.5주를 1주로 병합한다. 감자 기준일은 8월30일이다.

채권단은 투자자가 신주인수 대금을 완납한 후 주채권은행의 통지에 의해 동부제철의 공동관리 절차를 종결할 예정이다.

KG그룹은 곽재선 회장이 2003년 인수한 KG케미칼(구 경기화학공업)을 모태로 출발해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KG ETS, KFC 코리아 등 현재 8개 사업군에 걸쳐 15개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부터 5년간 동부제철 정상화에 앞장섰던 김창수 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난다. 김 사장 후임으로는 이세철 전 넥스틸 부사장이 내정됐다. 이 전 부사장은 주주총회를 거쳐 KG스틸 대표이사로 취임할 예정이다.

이세철 내정자는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전신인 대우인터내셔널에서 말레이시아 법인장을 역임했다. 2012년 8월부턴 강관기업 넥스틸 부사장에 취임하며 현장 경험을 키웠다. 넥스틸에서는 상사 업력을 십분 발휘, 미국과의 무역마찰 해결에 일조했다.

한편 동부제철은 2014년 7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이듬해 10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연 매출 2조5000억원 수준인 동부제철은 매출 기준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 세아, 동국제강에 이은 국내 철강 업계 5위 업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