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김미라 기자] 조선 세종 시대에 활동했던 음악가 박연이 AI로 부활했다.
30일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제66회 한국민속예술제’에서 우인기 예술감독의 진두지휘아래 박연의 부활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행사는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충북 영동군에서 열렸다. 이번 예술제는 AI를 활용해 난계(蘭溪) 박연(朴堧, 1378∼1458) 선생을 무대에 세워, 전통과 미래를 연결한 기획력에 극찬이 쏟아졌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제66회 한국민속예술제’에서 우인기 예술감독의 진두지휘아래 박연의 부활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사진=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전통 축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인 우인기 예술감독과 김희신 연출감독에게 문화예술계의 찬사가 쏟아졌다. 두 감독의 치밀하고 대담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66년 역사의 민속예술제가 과거의 유산이 아닌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혁신의 장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예술감독 우인기, 전통의 경계를 허문 대담함
우인기 예술감독은 예술제 개막 전부터 “전통예술과 첨단기술을 접목해 대중성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민속예술제의 틀 깨기를 예고했다.
우 감독의 지휘 아래 제66회 한국민속예술제는 단순한 경연을 넘어 ‘전통의 재해석’을 주제로 관객들의 시선을 압도했다. 축하공연에서 선보인 융복합 LED퍼포먼스와 영상 활용은 전통예술이 충분히 흥미롭고 세련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과거를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은 축제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이를 통해 ‘민속예술의 세대 확장’에 접근하는 색다른 방식을 제안했다. 선구안과 추진력을 통해 이번 예술제의 혁신에 다가섰다는 평가다.
■ 600년 역사 부활, 김희신 연출감독의 창의력
김희신 연출감독이 무대에 올린 ‘난계 박연 AI 복원 공연’은 한국민속예술제의 백미이자,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창의적인 시도였다.
김 감독은 충북 영동 출신의 조선 천재 음악가 난계 박연 선생을 AI 기술로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감행했다. 초상화를 분석해 딥페이크로 얼굴을 재현하고, 딥보이스 기술로 박연 선생의 목소리까지 만들어 낼 정도로 공을 들였다.
퓨전국악팀 그라나다의 공연과 함께 무대에 등장한 AI 박연 선생이 “전통과 기술의 만남이 곧 예술의 미래”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순간 현장 관객들은 남다른 감동을 느꼈다. 김희신 감독은 이 작업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천재 음악가가 있었다는 사실을 후손들에게 알릴 책임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의 탁월한 연출 감각과 기술 융합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 아니었다면 시공간을 초월한 박연의 출현이라는 감동적인 순간은 탄생하지 못했다. 현장의 한 전문가는 “전통을 지키는 가장 또 다른 방법으로 최첨단 기술을 통한 접근을 보여준 예술적 승리”라고 극찬했다.
‘제66회 한국민속예술제’는 우인기 예술감독의 대담한 비전과 김희신 연출감독의 세밀하고 창의적인 구현력이 완벽하게 시너지를 일으킨 결과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의 협업은 민속예술이 더 이상 과거 영역이 아닌, 흐름을 따르고 미래지향적인 K-컬처의 뿌리임을 보여주었다.
경이로운 혁신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통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준 두 감독의 노력은 전통과 기술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