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블록체인 업계와 금융권에서 일어난 스테이블코인 태풍의 여파가 게임업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위메이드를 필두로 일부 블록체인 게임사들 역시 도입을 준비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계기로 웹3 게임이 다시금 시장의 화두로 떠오를지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지만 기존의 한계를 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웹3 버전으로 글로벌 출시를 준비 중인 ‘레전드 오브 이미르’ (이미지=위메이드)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위메이드와 넥써쓰 등 블록체인 게임사들은 연이어 스테이블 코인 도입을 시사하고 있다.
위메이드 산하 위믹스 재단은 위믹스3.0 메인넷에 스테이블코인 ‘USDC.e’를 정식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USDC.e는 써클 및 체인링크와 협업해 USDC를 위믹스3.0 메인넷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스테이블코인이다.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결제 수단으로 부상하고 블록체인 기반 결제망이 확산함에 따라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재단 측 설명이다.
당초 재단은 위믹스달러라는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 바 있다. 그러나 디페깅(가격연동 이탈) 문제가 발생하는 등 불안 요소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글로벌 시가총액 2위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도입해 안정성을 챙기는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믹스의 아버지’로 불린 장현국 대표가 지휘하는 넥써쓰 역시 스테이블코인에 눈독을 들이는 모습이다. 관련해 장 대표는 지난 23일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바이낸스 BNB체인에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KRWx를 발행하고 국내 상표출원까지 완료했다고 밝혔다. 원화를 시작으로 달러·엔·유로 등 주요 통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으로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이들이 움직이는 배경에는 웹3 게임 시장의 활성화와 주도권 선점이 있다. 현재 웹3 게임은 침체기를 지나는 중이지만 스테이블코인이 화두로 떠오르며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이번주 들어 블록체인 게임 관련주들이 요동치기도 했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가능성이 급격히 부상한 영향이다.
위메이드의 주가는 지난 23일 27.60% 치솟았고 카카오게임즈는 24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넥써쓰 역시 23일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고 이튿날인 24일에도 8.91% 올랐다. 넷마블과 네오위즈를 비롯해 컴투스·컴투스홀딩스 등 다른 블록체인 게임 관련주들의 경우 주가 변동성이 소폭 커지긴 했지만 이들과 비교해서는 다소 잠잠한 모습이다.
신작 출시도 예정돼 있다. 위메이드는 ‘레전드 오브 이미르’ 글로벌을 비롯해 ‘롬: 골든 에이지’ 등 MMORPG 라인업의 출격을 준비 중이다. 넥써쓰도 크레이지마인드의 ‘던전앤브레이커’를 비롯해 국내외 게임사들과 손을 잡으며 온보딩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웹3 게임의 지속가능성을 증명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미 시장 전체가 침체돼 있는 상태에서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만능열쇠는 아니라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 A씨는 “AI를 도입한다고 해서 갑자기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는 것은 아니듯 기본적으로 서비스가 좋고 잘 운영돼야 이용자들도 관심을 갖고 유입될 것”이라며 “본원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의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결국 단발성 이슈 유발에만 그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B씨도 “P2E(플레이 투 언) 게임이 반짝 흥행했다가 침체기로 접어든 이후 별다른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이 웹3 게임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이에 대한 해법은 게임 자체에서 먼저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