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강동한 한국 콘텐츠 총괄 VP가 29일 열린 '넷플릭스 파트너 데이'에서 넷플릭스가 지난 5년 간 창출한 국내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자료=넷플릭스]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지난 2년 간 국회 국정감사에서 '망사용료' 관련 포화를 맞았던 글로벌 1위 OTT 넷플릭스가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넷플릭스 파트너 데이'를 29일 개최하며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등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다.
■ 경제적 파급효과 생색내는 '파트너스 데이'..질의응답 세션도 없어
넷플릭스는 이날 오전 서울 오피스 임직원과 특수분장, 후반 색 및 음향 보정, VFX(특수효과), 더빙 및 자막 관련 전문 파트너사들과의 협업을 통한 성공사례를 소개하는 ‘넷플릭스 파트너 데이’를 선보였다.
해당 행사는 사전 제작된 영상을 언론 등 관계자들에게 송출하는 형태로 진행됐으며 질의응답 세션 등은 따로 진행하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이날 행사에서 넷플릭스가 가져온 국내 콘텐츠 산업의 성장과 국내 경제 파급효과를 강조했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딜로이트(Deloitte)의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파트너사와 함께 제작한 콘텐츠가 불러온 경제 파급효과는 약 5조6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여기에 국내 콘텐츠 업계에 약 7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기반으로 1만 6000개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올 한 해 약 5500억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공개한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한국 콘텐츠 최초로 미국 '오늘의 Top 10'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넷플릭스의 CEO 테드 서랜도스(Ted Sarandos)도 지난 27일 미국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가 현재까지 선보인 모든 작품 중 가장 큰 작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이례적 극찬을 표하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강동한 한국 콘텐츠 총괄 VP와 이성규 디렉터는 영상 말미에서 "한류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계신 창작자분들과 더 큰 미래를 함께 그릴 수 있어 영광이다"며 "한국 창작 생태계만이 선보일 수 있는 풍성한 감수성, 그리고 이야기가 지닌 강렬한 울림을 더 넓은 세계에 선보일 수 있도록 넷플릭스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파트너 데이'의 개최 시기 등을 놓고 지난 2년 간 국감에 출석해서 '망사용료' 등과 관련해 집중포화를 맞은 넷플릭스가 올해 국감을 앞두고 여러 유화적 메시지로 최근 논란을 비껴가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존재한다.
이런 비판에 대해 넷플릭스 관계자는 "올해 2월 배우,작가, 감독 등 연출진과 함께 한국 콘텐츠의 강점을 조명하는 'See What's Next 2021'을 진행했다"며 "이번 파트너스 데이도 국내 창작 생태계와 넷플릭스의 동반성장을 조명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전부터 준비한 행사"라고 일축했다.
비판과 별개로 '넷플릭스 파트너 데이'에 참석한 넷플릭스의 콘텐츠 파트너 사들의 넷플릭스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넷플릭스 파트너 데이'에 참석한 ▲특수 분장 전문 기업 '셀' ▲콘텐츠 후반 색 보정(DI) 전문 '덱스터 스튜디오' ▲덱스터의 음향관련 자회사 '라이브톤' ▲특수시각효과(VFX) 전문 스튜디오 '웨스트 월드' ▲더빙 및 자막 전문 미디어 그룹 '아이유노 SDI 그룹'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통해 해외 업계에서도 인정받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으며 전문인력들의 해외 수요가 늘고 회사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룩해 냈다고 밝혔다.
■국감서 망사용료 분쟁 등 잇딴 논란 지적 예상..톰슨 대표는 증인 출석 안해
다음달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넷플릭스는 구글과 함께 정당한 '망 사용료' 지불에 관한 여·야 의원들의 질문세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국회 과방위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과기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폭증한 국내 트래픽 발생량의 78.5%가 구글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해외 CP(콘텐츠 사업자)로 인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최근 5년간의 트래픽 발생량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내년에는 1000만 TB(테라 바이트)를 넘어서면서 국내 망 안정성 관리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김 부의장은 "국내 CP는 연간 수백억 원의 망사용료를 이통3사에 지불하는 등 망 관리와 증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정작 폭증하는 트래픽의 주원인을 제공하는 넷플릭스와 구글은 정당한 망사용료 지급을 외면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과방위는 다음 달 5일 열리는 방통위 국정감사에 연주환 넷플릭스 팀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작년 10월 23일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연주환 팀장에 대한 증인 신문 모습 [자료=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캡처]
넷플릭스 측은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어떤 준비를 하고 있냐는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넷플릭스는 지난 7월 SKB(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사용료'를 지급할수 없다며 제기한 1심 소송에서 패소한 이후 '법리적 오류'를 지적하며 항소를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이달 항소이유서 제출기한 연장을 신청하며 몸사리기에 나섰다. 넷플릭스의 항소이유서 제출기한 연장에 대한 구체적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콘텐츠 업계에서는 다음 달 1일부터 3주동안 진행되는 국정감사에서 괜한 시비거리를 만들지 않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외에도 넷플릭스는 크고 작은 논란에 휩싸여 있다.
'D.P'에서는 세븐일레븐 편의점 로고를 그대로 띄워보낸 채 편의점 점주가 아르바이트 생을 향해 갑질을 하는 듯한 묘사를 하며 논란이 됐다.
넷플릭스는 당초 세븐일레븐측과 협의를 하면서 부정적인 묘사는 하지 않는다고 약속했지만 실제 방송 장면은 이와 달라 문제 장면을 삭제하는 등의 홍역을 치렀다.
'오징어 게임'에서도 실제 이용자가 존재하는 휴대폰 번호가 노출되면서 실 소유자의 피해가 커지는 일도 발생했다. 제작사 싸이런픽쳐스 측이 피해자에게 100만원의 보상금을 제시하는 것 외에 별다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CP사인 넷플릭스 측의 책임 논란도 커지고 있다.
한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의 수혜를 입고 있는 넷플릭스가 국내 파트너사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디어·콘텐츠 생태계의 진정한 '동반성장'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