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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이동이 잦은 추석 시즌을 겨냥해 운전자보험의 보장을 늘리며 틈새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설계사가 '중복가입'을 유도해 보험료 피해를 주거나 사고가 잦은 연휴 동안 무분별한 과잉진료로 손해율이 커질 수 있어 소비자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손보사들이 최근 운전자보험의 핵심 특약인 '교통사고처리지원금' 담보 가입액을 늘리는 등 보장성 강화에 나섰다.

다가올 추석 연휴 기간(9월18~22일) 동안 운행량이 늘고 사고보장 수요가 높아질 상황을 예상해 보장 한도를 늘리는 쪽으로 마케팅을 개시한 것이다.

우선 삼성화재는 지난 6일부터 운전자보험의 변호사선임비용 가입한도를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했다. 가족동승자 차부상치료지원금 급수도 1~10급에서 14급까지 확대했다.

DB손보도 지난달 운전자보험 상품개정을 통해 변호사선임비용의 가입금액 한도를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넓혔다. 검사나 피보험자가 약식기소에 불복 후 정식재판을 청구할 시 이를 보장해준다.

같은 달 메리츠화재도 운전자보험에 3000만원 한도의 변호사선임비용 담보를 신설했다. 교통사고 가해자가 항소할 경우에도 비용을 지급해준다.

업계는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보다 장기상품인 운전자보험의 보장을 늘리는 게 수익성 제고에 한층 수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운전자보험의 변호사선임비용 등 법률지원특약 가입이 늘고 있어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설계사가 운전자보험의 높은 가입액을 이유로 '중복가입'을 권유하는 경우도 함께 늘어나고 있어 섣부른 가입 선택은 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설계사가 권유한다고 해서 무조건 가입하기보단 꼭 필요한지 살피고 앞서 가입해놓은 보장 내역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설계사들은 실적 올리는 게 중요해 가입을 권할 수밖에 없지만 선택은 소비자 몫이고 운전자보험은 여러 곳 가입해도 비례보상만 돼 보험료만 더 내는 격이니 기존 보험의 보장 한도를 높이는 게 더 낫다"고 조언했다.

추석을 맞아 운행량 및 사고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손해율 악화와 보험료 인상을 가져오는 무분별한 한방진료 및 과잉치료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양방진료비를 추월한 한방진료비 급증 추세가 손해율의 최대 불안 요소로 꼽힌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한방의료비는 2년 만에 63% 뛰어 8849억원을 기록했다. 경상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한방진료가 중상·응급환자를 살리는 양방진료비(7968억원)를 추월한 것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한방진료비의 양방진료비 역전이 현실화 하면서 하반기 전체 손해율 우려도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8월까지 나온 가마감 손해율은 많이 개선됐지만 추석에 이동량이 얼마나 늘어날 지가 관건이고 정부에서도 모임 인원을 늘려놓은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방진료비에 비해 한방진료비는 수가가 정비돼 있지 않다보니 관련 부처에서 정리가 꼭 필요하고 무분별한 과잉진료나 고액 치료 권유에 대한 제한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