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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기준금리 인상으로 보험료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팔수록 적자인 '실손의료보험'은 종신보험 등 장기보험과 달리 보험료 인하 반열에 오르기 힘들다는 것이 보험업계 입장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주 연 0.5%인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크게 강조해놓은 만큼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유력하단 예상이다.
보험업계는 금리가 오른 만큼 재정 형편이 한층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보험사들은 상품영업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이 나지 않아 보험료를 이용한 채권 투자 등 자산운용을 통해 부족한 수익을 메꾸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 금리가 상승해 투자수익이 높아지면 향후 순이익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설명이다.
또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다수 판매해온 생명보험사의 경우 이차역마진 손실을 만회하는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차역마진이란 고객에 약속한 이자보다 운용이익률이 낮아 보험사가 손해보는 것을 말한다.
이에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초저금리 시절 이차역마진으로 직접적인 손해 구조가 심화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런 부분들이 해소되는 측면에서 금리 인상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 상승에 따른 자본 감소로 RBC(지급여력) 비율이 하락할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채권 운용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사인 만큼 각 보험사마다 이를 대비한 헤지(금전 손실 막는 대비책)를 통해 개선할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보험료 인하 가능성도 피어오르고 있다.
보험사는 금리가 오르면 자산운용수익률이 높아지는 만큼 보험료의 산출 토대인 예정이율(보험료를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예상 이익률)을 높게 책정해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 예상이익률이 높아지면 보험사가 보험료를 덜 받아도 수익성에 문제가 없다.
통상 보험사들이 매년 2분기 중 1년간의 금리 추세를 반영해 예정이율을 조정하는 만큼 소비자들은 내년 3월께 보험료 인하를 체감할 전망이다.
앞서 올해 2~4월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로 손해를 피하기 위해 예정이율을 0.25~0.5% 가량 낮췄고 이 효과로 보험료가 약 5~10% 오른 바 있다.
업계는 보험료 인하 범위에서도 '실손보험'은 예외란 입장을 내놨다. 가입자가 3000만명이 넘어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지만 일부 의료기관의 과잉진료 및 새로운 비급여 항목의 생성 등으로 손해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412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9% 커졌다. 연말에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단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소폭 오르긴 했지만 계속해서 상승 기조가 이어져야 예정이율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하 효과가 나타난다면 주로 종신보험이나 보장성 등 장기상품 위주가 될 것이고 실손보험은 예정이율보단 손해율이나 정책적인 판단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