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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됐지만 도로 위 자동차들의 행렬은 길게 이어지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이런 추세라면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에 따른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사 9곳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월 기준 전월과 비교해 일제히 올랐다. 손해율은 전체 보험료 대비 지급되는 보험금의 비율로 손해율이 높을 수록 손보사의 이익이 줄어드는 구조다.
특히 MG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손해율 134.5%로 전달(95.9%)보다 무려 38.6%포인트 급증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흥국화재는 77.8%에서 88.8%로 11.0%포인트 ▲KB손해보험은 76.0%에서 81.5%로 5.5%포인트 ▲DB손해보험은 74.6%에서 79.0%로 4.4%포인트 ▲한화손해보험은 79.3%에서 81.9%로 2.6%포인트 ▲메리츠화재는 74.9%에서 76.8%로 1.8%포인트 상승했다.
이밖에 ▲삼성화재(79.5%) ▲현대해상(78.8%) ▲하나손해보험(84.9%)은 각각 0.9%포인트씩 소폭 올랐다.
업계는 사업운영비를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78~83%로 보고 있다. MG손보와 흥국화재, 하나손보를 제외한 모든 손보사가 적정 손해율을 밑돌고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손해율 상승 요인이 많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여름 휴가철(7월16일~8월31일)에는 평소보다 일평균 약 4건의 사고가 더 발생한다. 또 9월까지 예고된 태풍과 가을 행락철, 겨울 빙판길 사고 등 손해율을 악화시키는 계절적 요인이 몇 차례 더 남아있단 설명이다.
향후 손해율 추이에 따른 '보험료 산정'도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자동차사고가 늘어날수록 손해율이 높아지는데 이는 보험료 상승의 대표적인 원인이어서다.
이에 대해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통 여름 이후로 손해율이 오르는 추세라 연말까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거리두기 4단계에도 휴가철 통행량 증가 등으로 사고건수와 손해율이 오르고 있는 점과 백신 접종 확대와 태풍 북상 역시 하반기 손해율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에선 '의무보험' 성격을 띤 자동차보험 특성상 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 논의를 이어갈수록 금융당국의 보험료 인하 압박도 거세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 2018년 보험업계가 여름철 폭염으로 악화된 손해율을 고려해 보험료를 높이겠다고 주장했지만 금융위원회는 "온라인 전용보험 확산에 따른 사업비 절감 등 인하 요인도 있어 실제 보험료 인상여부와 수준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제동을 걸었었다.
손보업계는 최근 10년 간 자동차보험에서 발생한 누적 적자가 7조3700억원에 달한다며 만약 보험료를 내릴 경우 손해율이 곧바로 악화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입장이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는 보험사마다 자체적인 손해율에 따라 인상폭이 다르고 회사별로 보험료가 30% 가량 차이날 때도 있다"며 "블랙박스나 안전장치 등 할인특약을 탑재해 손해율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꾸준히 늘어나는 한방진료 비중과 정비수가 인상 예고로 하반기 이후 자보료 인상 가능성이 더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보험료의 인상 가능성을 두고 일부 소비자들은 "(자동차보험은) 소멸성 보험이고 사고 안나고 보험금만 내고 넘어가는 사람도 많은데 왜 자꾸 올리는거야?", "다른 보험도 마찬가지야 보험의 원리가 그런 건데 뭐", "솔직히 작은 사고에도 보상금 받는 사람들 많아서 오를 수밖에 없더라", "차는 멀쩡한데 입원하고 통원하고 합의금 받으니까 어쩔 수 없음", "이미 비싼데", "외제차 올리고 국산차 내려주세요" 등 여러 의견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