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10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아르헨티나 리튬 추출 데모플랜트 건설 현장에 방문해 안전을 당부하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자료=포스코]
[한국정경신문=박민혁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창립 53주년을 맞아 "그룹 사업구조를 그린&모빌리티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철강을 넘어 전기차 강재 및 부품, 2차전지 소재, 수소 등 친환경 사업의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포스코는 수소 및 미래 전기차 소재 사업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탄소중립 등 글로벌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본업인 철강 사업을 뛰어 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포스코케미칼의 배터리 양극재, 음극재를 중심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그룹 계열사 차원의 역량까지 힘을 모으고 있다.
■ 호주 니켈 가공회사 레이븐소프 지분 30% 인수
포스코가 호주의 니켈 광업·제련 전문 회사와 손잡았다.
지난 19일 호주 니켈 광업 제련 전문회사 레이븐소프(Ravensthorpe Nickel Operation)의 지분 30%를 2억4000만 달러(약 27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호주 레이븐소프사의 니켈광산 [자료=포스코]
호주 레이븐소프는 자체 광산과 제련 설비 및 담수화, 황산 제조, 폐기물 처리 등 부대설비를 갖춘 니켈 생산 회사다. 캐나다 '퍼스트퀀텀미네랄스'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니켈은 양극재의 핵심 원료로 양극재를 만들기 전 중간재인 전구체의 필수 원료다. 2차전지 충전 용량을 높여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2차전지는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4가지 소재로 이뤄진다. 리튬이온을 만드는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며 전지 생산원가의 40%인 핵심 소재다.
■ 배터리 핵심 소재 니켈·리튬·흑연 안정적 확보
이번 투자로 포스코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를 추가로 확보했다.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원료로는 니켈 외에도 리튬과 흑연이 있다.
포스코는 두 소재에 대해서도 국내 생산과 국외 투자 형태로 안정적인 공급처를 구축하고 있다.
리튬 생산과 관련해 포스코는 지난달 이사회에 광양 경제자유구역 율촌산업단지 내 연간 4만3000톤 규모의 광석 리튬 추출 공장 투자사업을 보고하고 승인받았다.
리튬 4만3000톤은 전기차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리튬은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으로 나뉜다. 모두 전기를 생성·충전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2019년 10월 19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리튬 추출 데모플랜트 건설 현장을 방문해 지하 염수 추출 시현을 하고 있다. [자료=포스코]
리튬의 해외 공급망도 확보했다. 포스코는 지난 2018년 아르헨티나 살타주(州)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염호를 2억8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리튬 매장량은 전기차 약 3억7000만 대 분에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알려졌다.
또 음극재 핵심 소재 중 하나인 흑연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포스코는 작년 말 아프리카 탄자니아 흑연 광산에 투자한 바 있다.
광산을 보유한 호주 업체 '블랙록마이닝' 지분 15%를 750만달러에 인수했다. 현재 전량 수입 중인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다는 의미도 있다.
포스코는 양·음극재 원료인 니켈, 리튬, 흑연 등을 조달하고 배터리팩에 전기차 전용 강재를 공급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기차 구동모터코아와 수소연료전지 분리판을 생산한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료부터 2차전지 소재, 전기차 부품 공급까지 아우르는 공급망이 완성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에서 2차전지 소재 사업은 확고한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았다"며 "수소사회에서도 포스코는 중심에 있겠다"고 말했다.
양극재 사업도 양산설비 증설속도를 높이며 2025년 세계 1위 양산 목표로 달리고 있다.
음극재는 2030년까지 현재 4만4000톤에서 26만톤, 양극재는 4만톤에서 40만톤까지 양산능력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2차전지 소재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매출액 23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