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삼성카드가 1분기에 이어 당기순이익 1위 타이틀을 유지했으나 작년과 비교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주요 카드사들도 대손비용이 상승하면서 상반기에 역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카드는 카드사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카드업황은 대출규제로 인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본사 (사진=각사)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33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수준이지만 신한카드보다 약 890억원 앞서며 카드업계 당기순익 선두 자리에 올랐다.

2위로 밀려난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2466억원으로 확인됐다. 전년 대비 35% 감소하면서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주요 카드사 가운데 가장 큰 감소를 보였다. 실적 감소 폭은 2분기 실적으로만 확인했을 때 더 벌어졌다. 신한카드의 2분기 순이익은 1109억원으로 같은 기간 42.9% 급락했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해도 18.3% 감소한 것이다.

이번 실적 급감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비우호적인 대회 환경 속 대손비용이 높게 유지되고 지급 이자 비용도 상승했다”며 “회원 기반 확대를 위한 모집 비용과 결제 취급액 증가에 따른 비용 상승 요인으로 인해 당기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대손비용 상승으로 인한 실적 감소는 신한카드만의 상황이 아니다.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6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하나·KB국민·우리)의 상반기 대손충당금 총액은 1조9453억원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상반기 총액이 1조7597억원인 것과 비교해 11% 증가한 것이다. 당기순익 총액은 1조1153억원으로 같은 기간 18% 감소했다.

개별적으로도 6개 카드사 중 5곳은 작년보다 후퇴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카드는 유일하게 성장세를 유지했다. 현대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6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가맹수수료 인하와 소비 침체라는 어려운 업황 상황에서도 4년 연속 성장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당기순이익에선 선두그룹인 삼성·신한이 현대카드보다 아직 1000억원 이상 앞서고 있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신용판매와 고객모집 활동을 통해 추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실제로 현대카드의 상반기 신용판매 취급액은 86조6506억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규 고객도 51만명 증가했다.

카드사들이 어려운 상반기를 보냈지만 카드업계 상황은 하반기에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카드사들은 누적된 가맹 수수료율 인하로 신용판매 수익이 감소하자 대출 판매로 수익을 유지해 왔다. 문제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돼 3분기부터 대출 수익마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카드사의 핵심 대출 상품인 카드론도 3단계 DSR 규제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카드사가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수수료 수익 증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업계에선 소비쿠폰 운영을 위한 추가 비용에 더해 대부분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 받는 곳이라 역마진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민생회복 쿠폰이 소비를 활성화시켜도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 같다”며 “하반기 더 어려운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비용 효율화와 리스크 관리 활동에 집중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