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지난 1월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했던 코스피의 일 평균 거래대금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열기가 잦아드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일 평균 코스피 거래대금은 26조4778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6조5292억원) 대비 305% 증가한 수치로 코스피 일 평균 거래대금 역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이후 2월에는 19조954억원을 기록하며 27.8% 가량 감소하더니 3월에는 더 줄어들어 15조1908억원을 기록했다. 3월 일 평균 거래대금은 1월과 비교하면 42.6% 감소한 수치다,
이후 4월과 5월(20일 기준)에는 각각 15조7368억원, 17조3004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을 되찾았다. 특히 5월에는 일 평균 거래대금 수치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11~13일 각각 21조8825억원, 22조4581원, 21조598억원의 거래대금이 몰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1일은 증거금 역대 최대 규모가 모인 SKIET(에스케이아이테크놀로지)의 상장 날이었다. 실제로 11일 SKIET의 거래량은 1132만278주를 기록하며 이날 거래대금 증가를 이끌었다. 이에 힘입어 11~13일 코스피 거래대금은 다시 20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SKIET의 거래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14일 일 평균 거래대금은 다시 14조원대로 내려왔다. 이는 전일 대비 31.1% 감소한 수치다. 즉 5월 일 평균 거래대금이 증가한 것은 SKIET의 상장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할 수 있다. 11~13일을 제외하면 5월 일 평균 거래대금은 15조6126억원으로 4월보다 0.7% 가량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주식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것이 결국 투자자의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게 아니겠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1월 거래대금이 전년 동기 대비 너무 많이 증가하긴 했다”며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투자자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 감소를 그 이유 중 하나로 꼽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나마 투자자예탁금 규모가 유지된다는 점은 아직 주식시장을 향한 관심이 남아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투자자예탁금은 그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예탁금이란 증권사 계좌에 돈이 들어있긴 하지만 아직 투자가 진행되지 않은 자금으로 언제든지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돈이다.
지난 4월과 5월 일 평균 투자자예탁금은 각각 65조6139억원, 69조9508억원으로 역대 최대 거래대금을 기록한 지난 1월(68조9526억원)과 비슷했다. 1분기에도 투자자예탁금은 일 평균 65조원을 유지해 1월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편 전문가들은 국내 증권사들이 거래대금의 증가를 바탕으로 실적을 많이 개선한 만큼 거래대금의 감소가 실적의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계속 감소한다면 대형사 보다는 중소형사가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번 거래대금 증가로 대형사들보다 중소형사들의 실적 개선이 더 큰 것을 보면 반대 상황이 일어났을 때 대형사보다 중소형사의 실적 감소가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대형사의 경우에는 수익 채널이 다각도로 있지만 중소형사는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며 “실적이 좋았을 때 수익 채널을 다변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