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삼성전자가 하반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반전을 기한. HBM3E 12단, 1c D램 등 첨단 제품 공급 대폭 확대를 통한 노림수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향 공급 지연의 공백을 브로드컴·AWS 등 빅테크 고객사로 메우는 동시에 차세대 HBM4와 2나노 공정 양산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 탈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The wall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
■ 브로드컴·AWS로 HBM3E 12단 공급망 확대
삼성전자가 하반기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 탈환을 위한 ‘공급 드라이브’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를 위해 최근 브로드컴과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12단 제품의 품질 테스트를 마쳤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12억~14억Gb(기가비트) 규모로 만들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삼성전자에 의미 있는 신규 수요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브로드컴은 세계 3위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으로 구글·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에 AI 데이터센터용 칩을 설계·공급한다.
엔비디아와 달리 브로드컴은 공급 유연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고객사로 분류된다.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만 충족되면 삼성전자 제품을 채택할 수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브로드컴의 수요에 맞춘 맞춤형 HBM4 제품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다.
아마존웹서비스 역시 삼성전자 HBM3E 12단의 주요 신규 고객사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평택캠퍼스에서 실사를 진행하며 내년 양산 예정인 차세대 AI 반도체 ‘트레이니엄 3’에 HBM3E 12단을 탑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 총 공급량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린 80억~90억Gb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혼하이 테크 데이에서 엔비디아의 공동 창립자 겸 CEO인 젠슨 황이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엔비디아 협상 지속..HBM4·1c D램으로 기술 초격차
엔비디아와의 협상도 계속된다. 삼성전자는 1a D램 재설계를 통해 HBM3E 12단 개선품을 준비해왔으나 성능 및 안정성 문제로 상반기 공급이 지연됐다. 업계는 9월께 엔비디아향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은 최근 실리콘밸리 엔비디아 본사를 직접 방문해 HBM3E 12단과 HBM4 공급을 제안하며 공급망 재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 부회장이 엔비디아와의 접촉을 계속 이어가며 결과를 내기 위해 직접뛰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6세대 10나노급 D램(1c D램) 개발에 성공해 최근 내부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고 양산 승인을 받았다. 1c D램은 연말 평택4공장에서 본격 양산에 들어가며 HBM4의 코어다이로 쓰인다.
HBM4는 전력 효율 40% 개선, 지연 속도 10% 감소 등 성능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 제품으로 경쟁사보다 한 세대 앞선 기술력으로 시장 격차를 벌릴 승부수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을 AMD, 브로드컴 등에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했고 하반기에는 HBM4까지 공급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HBM3E 12단과 HBM4, 2나노 파운드리 등 첨단 제품 공급을 확대하며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초격차 전략으로 3분기 이후 실적 반등과 시장 재도약을 노린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