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가 3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탈출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사진은 한국타이어 본사 테크노플렉스 외관. [자료=한국타이어]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올 상반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영업익 급감을 맛본 한국타이어가 3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탈출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잇단 안전사고로 노동자들의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는 데다 일부 노조의 '게릴라성 파업'으로 생산 차질마저 우려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 상반기 매출과 영업익 각각 3조8307억원, 3013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1.9% 늘었지만 영업익은 19.2% 급감해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이는 코로나19 재확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타이어 시장 성장이 둔화된 영향이다. 원자잿값 상승과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비용 부담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3분기 전망도 장밋빛은 아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는 한국타이어가 이 기간 잠정 영업이익 1858억원을 거둬 전년(1808억원)보다 50억원(2.7%)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본다. 원자재인 천연고무값이 전분기보다 하락하며 수익성은 소폭 개선됐지만 상반기 실적 부진을 상쇄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 파업은 암초로 다가온다. 한국타이어 노조는 복수노조로 한국노총 '한국타이어 노동조합'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로 구성됐다. 한국타이어 노조와 임금협상은 마쳤지만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와는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앞서 한국타이어와 한국타이어 노조는 이달 12일 ▲기본급 5.0% 인상 ▲생산격려금 100만원의 잠정합의안에 대해 합의하고 협상 타결 조인식을 가졌다. 지난 7월 12일 임협 상견례를 가진 이후 88일 만이다.

하지만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는 임금협상에서 사측이 제시한 것보다 소폭 높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3개월 가까이 '게릴라성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게릴라성 파업의 경우 예고 파업과 달리 사측이 작업 일정을 조율할 시간이 없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시점에서 이러한 파업 행보는 한국타이어에 적잖은 고민거리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와) 계속해서 교섭을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한국타이어에 잇단 안전사고가 발생하며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에 따르면 이달 6일에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노동자 위에 있던 호이스트 모터가 떨어지는 사고가 났다. 노동자는 갈비뼈가 부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부터 2주가량 지난 19일에도 대전공장에서 트럭 타이어를 만드는 LTR성형기에 노동자의 어깨가 말려들어 갈 뻔한 사고가 났다. 동료가 재해자의 비명을 듣고 설비를 정지시켰고 해당 노동자는 찰과상을 입었다.

이에 대해 노조는 "해당 설비는 불과 2년 전에 사망 사고를 비롯해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다"며 "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사측은 설비를 개선했다고 밝혔지만 노동자가 말려 들어가도 설비는 멈추지 않았고 그럼에도 회사는 설비에 이상이 없다며 해당 설비를 가동하려는 데만 급급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고를 막고 재발 방지를 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노사 간에 공동조사를 통해서 원인을 찾고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