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우리금융 자회사 편입 절차가 완료됐다. 두 생보사의 신임 대표 선임절차도 마무리돼 ‘우리라이프’ 출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신한라이프 출신 인물들이 신임 대표 자리에 등판한 만큼 내부 통합한 노하우를 수혈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신임 대표들은 취임과 동시에 노사 갈등 봉합이란 과제를 마주하게 됐다. 신사업 발굴과 건전성 개선 활동도 신임 대표의 주요 숙제로 꼽힌다.

성대규 동양생명 신임 대표(왼쪽), 곽희필 ABL생명 신임 대표 (사진=각사)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1일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8월 보험사 인수에 나선 지 약 10개월만이다.

자회사 편입이 완료됨에 따라 두 생보사에 대한 본격적인 통합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통합이 진행된다면 단숨에 생명보험업계 상위 회사로 등극한다. 두 생보사 합산 총자산은 약 53조원 수준이다. 생명보험업계 빅3(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와 신한라이프에 이은 5위권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3월에는 ‘우리라이프’와 ‘우리금융라이프’라는 상표권도 출원했다. 통합 생보사 출범에 앞서 미리 상표를 등록한 것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신임 대표이사로는 각각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초대 대표와 곽희필 전 신한금융플러스 대표가 선임됐다.

성 신임 대표와 곽 신임 대표는 두 생보사 결합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성 신임 대표는 2021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에 향후 ‘우리라이프’ 출범에 있어서 중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평가된다. 곽 신임 대표 역시 신한라이프에서 FC 채널 총괄 업무를 진행했던 만큼 향후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내부 결합을 위한 행보에 나설 수 있다.

우리금융 편입 관련 노사 합의는 두 신임 대표가 취임과 동시에 마주한 과제 중 하나다. 두 신임 대표와 양사 노조의 대화는 첫 대화는 2일 진행된다.

노조 측은 편입 전부터 고용 승계와 매각 위로금 지급 등을 요구해 왔다. 동양생명 노조는 지난달 노조원 투표를 통해 총파업을 결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성 신임 대표는 1일 “100% 고용승계를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동양생명 노조 관계자는 “5대 요구안(고용 보장, 임금 단체협상 승계, 인수 후 독립경영 보장, 합병 시 노사 합의, 매각 위로금 지급)을 바탕으로 신임 대표와의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라며 “대화가 잘 이뤄지길 바라지만 난항을 겪게 된다면 총파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험시장의 실적·지급여력비율(K-ICS) 악화 흐름을 극복하는 것도 큰 숙제다. 실제로 동양생명은 1분기 당기순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1% 감소한 462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손익은 같은 기간 92.7% 줄어 41억원에 머물렀다. K-ICS비율은 127.2%다. 금융당국의 현재 기준치 150%는 물론 130%마저 하회한 것이다. 다만 2분기에는 K-ICS비율은 5월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150%대를 회복할 전망이다.

ABL생명의 K-ICS비율은 168.0%로 150%를 상회했다. 하지만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으면 104.6%에 불과해 마찬가지로 자금 확충이 필요해 보인다.

수익성 제고를 위한 신사업 발굴 활동도 필요하다. 두 생보사와 향후 출범할 ‘우리라이프’가 진출할 신사업으론 ‘헬스케어·요양사업’이 유력하다. 이미 금융지주계열 생보사가 적극 나서고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에서 최근 시니어 통합서비스 ‘우리 원더라이프’를 선보인 만큼 그룹 내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회사 편입은 완료됐지만 물리적·화학적 결속 문제가 남아 있다”며 “두 대표가 신한라이프에서 성공적인 통합과 시장 안착을 주도했던 만큼 내부적으로 기대하는 바도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