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광주광역시가 유통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2028년 더현대 광주와 더 그레이트 광주가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광주가 2028년 상반기 개점을 목표로 오는 10월 첫 삽을 뜬다. 신세계는 아직 사전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했지만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광주 북구 옛 전남 방직과 일신 방직 부지에 연면적 27만여㎡에 지하 6층, 지상 8층 규모로 더현대 광주를 짓는다. 지난 2022년 11월 광주광역시 측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했고 지난해 2월 광주 현지 법인이 설립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는 광주광역시 주도로 복합쇼핑몰 사업 신속 추진을 위해 신활력행정협의체를 구성해 복잡한 절차들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배경이 됐다. 이를 통해 지구단위계획 결정, 교통영향평가, 경관 및 건축 심의 등 모든 인허가 절차가 11개월만에 완료됐다.
개별적으로 진행하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교통영향평가를 3개월 만에, 경관 심의와 건축 심의를 통합 공동위원회에서 2개월 만에 조건부 통과시킨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달 진행된 더현대 광주 복합쇼핑몰 착공보고회에서 “광주에 투자하는 기업을 도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신속하고 투명한 행정이라고 생각했다”며 “현대백화점그룹의 담대한 투자를 가능하게 해준 것도 신속하고 투명한 행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 역시 “광주시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1년 만에 건축허가가 마무리됐다”고 화답했다.
이로써 현대백화점은 신세계보다 광주시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신세계는 아직 착공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 일부 부지에 2028년까지 연면적 9만 9000㎡의 더 그레이트 광주를 짓는다는 계획을 알렸다. 백화점과 특급호텔, 문화시설 등을 포함하는 복합화 사업 계획이다.
신세계는 당초 이마트 광주점 부지와 인근 주차장 부지를 활용하여 백화점을 확장할 계획이었다. 이 과정에서 백화점과 이마트 사이의 광주시 소유 도로를 사업 부지에 편입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기부채납 방식과 공공 기여금 액수를 두고 광주시와 신세계 간의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신세계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으로 급선회하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냈다. 새로운 부지 계획 안에서 광주시와 금호월드간 3자 협의체를 구성해 보상안 마련에 착수했고 도로 및 기부채납 문제도 해소했다.
신세계는 지난 6월 광천터미널 복합 개발을 위한 협상 제안서를 광주시에 공식 제출했다. 이는 지난해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된 지 8개월 만이다. 이달 초에는 광천터미널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제1차 협상조정협의회가 열리면서 더 그레이트 광주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신세계 측은 “백화점 인근 부지를 매입해 백화점 확장 및 교통·문화·상업·업무·주거시설을 갖춘 대규모 복합시설로 개발을 추진 중”이라며 “2028년 10월까지 백화점 신축 및 공원공간을 조성하고 장기적으로는 2033년까지 터미널, 숙박시설, 교육, 의료시설 신축, 2037년까지 주거복합시설 신축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광주는 백화점 3사가 격돌하는 유통 격전지로 급부상하게 됐다. 롯데쇼핑도 기존 롯데아울렛 광주수완점을 타임빌라스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0월 중장기 전략으로 7조원을 투자해 기존 7개 점포를 타임빌라스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한다고 알렸다. 여기에 광주수완점도 포함돼 있다.
기존 아울렛 부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건축 인허가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더현대 광주와 광주신세계보다 빠른 사업이 예상된다. 다만 광주 수완점의 전환 시기나 개발 방식 등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