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배달앱 간 시장점유율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배달의민족과 교촌치킨 간 배민온리 협약이 논의됨에 따라 브랜드 익스클루시브 전략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9일 교촌치킨과 단독입점 협약이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배민은 이달 1일 “단독입점이라기 보다는 우대 입점 선택권을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배민은 교촌치킨에 중개수수료 인하 및 마케팅 비용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민과 교촌이 배민온리 협약을 진행 중이다.(사진=각 사)
배민의 배민온리 전략 배경으로는 쿠팡이츠 견제가 꼽힌다. 실제로 교촌과 배민간 동맹 협약에 요기요, 땡겨요 등은 배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배민 사용자 수는 2238만명으로 여전히 과반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쿠팡이츠 사용자 수는 1101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42.8% 늘어나면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배민의 배민온리 전략이 교촌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교촌과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를 경쟁사인 쿠팡이츠에서 배제시킨다면 안정적인 주문량과 매출을 확보해 플랫폼 수익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인기 브랜드를 자사 플랫폼에서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을 배달의민족으로 유인하고 다른 앱으로의 이탈을 막는 락인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며 “마치 특정 OTT 서비스에서만 볼 수 있는 독점 콘텐츠와 유사한 전략”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배민 측은 “다른 브랜드로 확산 여부는 아직 알지 못한다”며 “교촌과의 협약도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배민의 대형 프랜차이즈에 대한 배민온리 전략이 확산되면 지난해 배달플랫폼-입점업체간 상생위원회에서 논의했던 상생안이 무색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을지로위원회를 중심으로 한창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인 배달앱 상생안 방안과도 방향성이 다르다.
대형 프랜차이즈에 대한 우대 혜택이 강화될수록 상대적으로 협상력 및 인지도가 낮은 중소형 프랜차이즈나 개인 점주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아직 배민과 교촌 측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명확한 우대 혜택이 나오지 않아 쿠팡이츠는 이에 대한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해당 사안에 대해서 공정위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배민온리 협약이 경쟁사와 거래하지 않는 조건으로 상품·서비스를 공급받는 거래 형태인 배타 조건부 거래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형태의 협약이 업계에 확산되면 대다수의 중소형 프랜차이즈나 개인 점주들은 이러한 혜택에서 더욱 소외될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특정 브랜드를 주문하기 위해 여러 배달앱을 설치하고 유지해야 하는 불편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