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지난해 6월 ADA에서 HM15275를 알렸다.(자료=한미약품)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지난달 전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 1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국내 제약사들도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대웅제약 등은 지난해 6월 개최된 제84회 미국당뇨병학회(ADA)에 이어 내달 열릴 제85회 ADA에서도 개발 중인 자사 비만·당뇨병 치료제의 유의미한 성과를 알릴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GLP-1 수용체 작용제를 기반으로 경구용 비만치료제를 상용화한 시장 리딩기업으로 꼽힌다.

일라이 릴리는 GLP-1 제품인 마운자로와 젭바운드 물량 증가에 힘입어 1분기 매출 127억3000만달러(한화 약 17조원), 순이익 27억6000만달러(약 4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48%, 23% 증가한 수치다.

노보 노디스크 역시 비만 치료제 위고비 매출 증대에 힘입어 1분기 매출 119억달러(약 16조원)로 전년대비 18% 증가했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14% 늘어난 44억달러(약 290억원)이다.

일라이 릴리는 오는 6월 ADA에서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신규 파이프라인인 오르포글리프론의 임상 3상 효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올해 4분기 주사제 형태 위고비를 경구용 리벨서스로 새롭게 출시하기 위한 FDA 승인을 앞두고 있다.

국내 다수 제약사들도 오는 6월 ADA 참가를 확정 짓고 비만치료제 연구 성과를 알린다.

여기에 미국 약가 인하 정책으로 인한 빅파마들의 기술이전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6월 ADA 학회의 성과가 국내 제약사들의 비만치료제 기술이전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 로슈는 지난 3월 질랜드 파마로부터 7조7000억원 규모 비만치료제 페트렐린타이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달 애브비 역시 구브라와 3조원 규모 비만치료제 GUB014295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먼저 한미약품은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과거 사노피에 기술 수출했다가 반환되면서 고배를 마셨지만 임상 3상을 거치며 위고비 수준의 체중 감량 효과에 기존 GLP-1 계열의 위장 부작용을 개선하고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과까지 확인했다. 한미약품은 2026년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GLP-1, GIP,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삼중 작용제 HM15275도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2024년 6월 ADA 학회에서 체중 감량 효과와 근손실 감소 등 데이터를 알린 바 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ADA에서 DA-1726 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자료=동아에스티)

동아에스티는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차세대 비만 및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DA-1726을 개발 중이다.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제입니다. 옥신토모듈린 유사체로 식욕 억제와 에너지 소비 증가를 통해 체중을 조절한다.

해당 치료제는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임상 1상 투약을 시작하면서 6월 ADA에서 두 달간 도출한 긍정적 효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3분기 중 첫 임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1월 GLP-1 수용체와 GIP 수용체에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 신약 물질을 발굴하고 국내 특허 출원을 마쳤다. 현재 비임상 연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ADA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알릴 지 관심이 쏠린다.

연내 임상 1상을 목표로 지난해 12월 티온랩 테라퓨틱스, 대한뉴팜, 다림바이오텍과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상용화 단계에 따라 라이선싱 아웃 등 다양한 협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발맞춰 국내 제약사들도 이 분야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연구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며 “하반기 ADA에 이어 비만학회 등 다양한 R&D 이벤트가 존재하는 만큼 높은 가격, 요요, 부작용 이슈, 편의성 등을 해소하는 제약사로 주목도가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