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운명을 가를 대법원 선고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대법원 3부는 17일 오전 11시 15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 합병 사건 상고심 선고를 진행한다.
이 회장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부당하게 추진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 5000억원대 분식 회계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재판이 시작된 지 4년 10개월 만에 결론이 날 예정이다.
1심과 2심은 이 회장의 19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두 회사의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 지배력 강화만을 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계에서는 법률심인 3심에서 2심 판단이 뒤집힐 확률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이 회장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9년 만에 사법리스크를 모두 씻어내게 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조6000억원을 잠정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반토막났다.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아직 엔비디아에 납품하지 못하고 있고 파운드리는 업계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가 더욱 확대됐다.
이 회장은 2심 무죄 선고 직후부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독일 플랙트그룹, 미국 마시모 사의 오디오 사업부,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젤스 등 세 차례 인수합병을 단행했다.
글로벌 행보도 본격화했다. 이 회장은 현재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2월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인공지능 투자를 논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사법리스크 해소 여부가 삼성의 향후 경영 전략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