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1위 타이틀을 놓고 카드업계에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당기순이익 1위 자리를 차지한 삼성카드는 신한카드와의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을 0.5%포인트 안팎으로 좁혔다.
신한카드는 삼성카드가 추격해 오자 조직개편을 진행하며 수성에 나섰다. 또 트래블카드 부문에선 출시 15개월 만에 이용액 3조원을 돌파해 하나카드를 바짝 쫓았다.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지난달 개인 신용판매 이용 실적 점유율은 18.50%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8.38%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0.12%포인트 증가했으나 전월 대비 0.01%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업계 2위인 삼성카드의 점유율은 17.88%로 확인됐다. 신한카드의 점유율이 한 달 새 줄어든 것과 달리 삼성카드는 0.16%포인트 증가했다.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작년 1.31%포인트에서 0.46%포인트로 축소됐다.
당기순이익에서는 삼성카드가 이미 신한카드를 앞지른 상황이다. 삼성카드는 작년 6646억원의 당기순익을 달성했다. 반면 신한카드는 5721억원에 머물러 10년 만에 순이익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올해 1분기 실적에서도 삼성카드는 1844억원의 당기순익으로 1357억원인 신한카드를 앞섰다.
일각에선 신한카드가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마저 추월당하면 업계 1위 타이틀을 완전히 빼앗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통상적으로 카드업계 순위는 당기순이익과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을 핵심 지표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에 신한카드는 지난 18일 대대적인 하반기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개편은 체질 개선에 방점을 두고 이뤄졌다. 기존 4그룹 20본부 84팀은 4그룹 20본부 58부로 변경됐다. 팀장급 자리 약 30%를 감축하는 조직 슬림화를 추진한 것이다. 19일부터는 모든 직급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도 신정 받는 중이다.
이는 ‘경영 효율화’로 고비용 인력구조 문제를 해결하고 중장기 경쟁력까지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 신한카드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기준 2471명으로 삼성카드보다 700명가량 많았다.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도 이어졌다. 신한카드는 최근 10대 전용 플랫폼 ‘쏠페이 처음’과 선불카드 ‘신한카드 처음’을 출시했다. 청소년들의 금융 편의성을 개선하고 미래 고객이 될 수 있도록 유인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개인 신판과 달리 해외 체크카드 영역에선 신한카드가 1위와의 격차를 빠르게 줄여가고 있다. 해외 체크카드에선 트래블카드를 가장 먼저 출시한 하나카드가 2023년 이후 선두 자리를 유지해 왔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는 5개월 만에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 1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쏠(SOL) 트래블’ 카드로 시장에 진출한 신한카드는 누적 이용액 3조원을 달성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5월까지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은 8268억원으로 전업 8개 카드사 중 32.08%를 차지하기도 했다. 작년 동월 24.58%로 하나카드와 2배 이상 차이 났던 것과 비교해 올해 12.02%포인트까지 좁힌 것이다.
특히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둔 상황이라 하나와 신한의 트래블카드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휴가 시즌에 진입하면서 카드사마다 상품과 고객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며 “업계 내 순위 경쟁이 달아오른 만큼 국내외 여행 수요를 겨냥한 맞춤형 특화 서비스로 점유율 확보·유지에 총력을 다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