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금융당국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 정책에 따라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와 건전성 관리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용금융 확대라는 사회적 책임과 연체율 상승이라는 현실적 압박 사이에서 각자의 강점을 살린 차별화 전략을 펼치며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 중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 모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30%)를 상회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30%)를 상회했다. (자료=각사)
잔액 기준으로 카카오뱅크가 32.8%, 케이뱅크가 35%, 토스뱅크가 34.3%를 기록했다. 올해부터 새로 적용된 신규취급액 기준에서는 카카오뱅크 33.7%, 토스뱅크가 30.4%로 목표치를 충족했다. 케이뱅크는 26.3%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목표치를 미달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평균 잔액은 조기 공급할수록 반영률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으며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았던 2월, 3월의 반영률이 1월보다 낮은 것에 따른 것”이라며 “잔액기준으로는 인터넷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2021년부터 인터넷은행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를 부여하고 매분기 공시하도록 했다. 지난해부터는 연체율 등 건전성 악화 우려로 목표치를 평잔 ‘30% 이상’으로 일괄 조정했다. 다만 비중은 완화해도 대출액 자체는 매년 늘릴 것을 요구하며 정책적 의지를 분명히 했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따른 인터넷은행의 연체율 상승 압박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연체율은 카카오뱅크 0.51%, 케이뱅크 0.66%를 기록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연말 기준 1.19%을 찍었다. 이는 시중은행 평균(0.29%)의 2~4배 수준이다.
인터넷은행 3사는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와 연체율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CSS 고도화와 건전성 관리 계획을 이행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신용정보와 대안정보를 결합한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음식업과 이커머스 등 업종별 리스크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신용평가가 핵심이다. 여기에 도서구매 내역, 자동이체 패턴 등 비금융정보까지 통합해 기존 신용정보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신용도를 평가한다.
연내 개인사업자모형·회수평점모형 재개발을 완료하고 대환대출 모형도 개발해 여신 심사에 적용할 계획이다.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1분기 대손충당금적립률 257%로 선제적 충당금 적립을 마쳤다. 모바일 채무조정 시스템을 통해 고객 편의성과 연체 예방 효과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폐업으로 대출 상환이 어려운 개인사업자를 위한 ‘개인사업자 리스타트 대출’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대안정보 활용 확대를 병행 추진해 중저신용 대출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자산건전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3월말 중저신용자 특화모형 도입으로 대출 접근성을 높인 신용평가모형 CSS 3.0을 적용했다. 플랫폼 유입 증대에 따른 플랫폼 특성 등 정보 추가 반영한 것이 핵심이다. 2분기 내 인터넷은행 최초로 이퀄(EQUAL)을 도입한다. 이퀄은 통신3사(SKT, KT, LG U+)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SGI서울보증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통신대안평가’의 대안신용평가 서비스다.
케이뱅크는 건전성 관리에도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1분기에만 22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패키지로 매각하며 부실채권(NPL)커버리지율을 303%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3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보증서대출 대위변제 EDI 청구 프로세스 도입, 대안정보 및 신규 CB 서비스 활용 전략 고도화에도 나선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 고객을 위한 다양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상시 노력 중에 있다” 며 “CSS 고도화 및 건전성 관리를 통해 지속 가능한 포용금융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상환능력평가모형 및 대안정보모형 고도화를 통해 중저신용자 특화 CSS 모형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올 1분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상환능력 보유자 선별을 위한 특호모형을 고도화했고 자체 CSS인 TSS(토스 스코어링 시스템)를 재개발해 전반적인 여신심사 변별력을 끌어올렸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의 지속적 공급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재무적 건전성 관리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취약 차주대상 원금상환유예, 장기분할상환전환 등 자체 채무조정 프래그램을 활성화하고 매분기 매상각을 단행해 적극적인 부실채권 관리를 해나갈 계획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단순히 대출을 공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가진 기술력을 기반으로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포용금융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불안 요소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며 출범 이래 지켜온 포용금융의 가치가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