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동 롯데백화점에 위치한 ‘프랑가스트’ 매장

[한국정경신문=정창규 기자] 롯데제과의 프리미엄 베이커리 ‘프랑가스트’가 사라진다. 5년 만이다. 베이커리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에 실패한 셈이다. 또 문제는 이 과정에서 롯데제과가 무기계약직 형태로 고용된 제빵사와 매장 판매 직원에 대한 퇴사 종용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까지 겹쳐 논란에 휩싸였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국 롯데백화점에 15곳에 입점해 있는 롯데브랑제리의 프리미엄 빵집 브랜드 ‘프랑가스트’가 6월 30일까지 전점을 폐점한다. ‘브랜드 개편 작업’이라는 명목 하에 실적이 좋지 못한 매장의 철수를 잇달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0년에 빵 제조 및 도소매를 주사업으로 해 롯데제과의 자회사로 설립된 롯데브랑제리는 롯데백화점·대형마트 내에 ‘보네스뻬’와 ‘프랑가스트’라는 브랜드로 140여개의 베이커리 매장을 운영해왔다. 그러다 2014년 8월 롯데제과가 유사업종을 흡수해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취지로 흡수합병했다.

‘프랑가스트’는 롯데가 로열티를 내는 것이 아닌 자체 프리미엄 베이커리 육성에 나서겠다고 선언하고 태어난 첫 브랜드다. 당시 본점 프리미엄 베이커리 포숑 매장 지척에 ‘프랑가스트’가 들어가는 만큼 롯데의 프리미엄 베이커리에 대한 의지는 남달랐다.

하지만 5년 후 결과는 초라했다. 현재 롯데제과는 ‘프랑가스트’, ‘빠뮤’, ‘보네스뻬’ 등의 브랜드를 롯데 유통채널을 활용해 운영 중이지만, 실적은 그다지 녹록치 못한 상황이다. 

결국 실적이 좋지 않은 매장은 잇따라 철수를 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백화점 15곳에 입점해 있는 ‘프랑가스트’ 전지점이 폐점을 결정했다. 여기에 무기계약직 형태로 고용된 제빵사 및 매장 직원에 대한 퇴사를 종용한 사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전점 폐점 및 원상복구 일정표

실제로 지난해 빅마켓 금천점에서 ‘프랑가스트’ 매장을 철수함에 이어 신영통점과 킨텍스점에서도 매장 영업을 종료했다. 이어 4월에는 영등포점에서도 매장을 철수한 상태다. ‘프랑가스트’가 철수하는 빅마켓 영등포점에는 삼립에서 운영하는 베이커리 매장의 입점했다. 이 때문에 당시 ‘프랑가스트’ 매장에 근무 중인 직원들 사이에선 사측이 매장 철수를 이유로 근무지를 변경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거주지에서 사실상 출퇴근이 불가한 곳이 대부분이라 발령이 나 대부분 결국 퇴사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의 일로 인해 현재 직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최근 롯데제과 사내게시판은 익명의 글에는 “롯데제과 점포영업팀 소속 제빵사(무기계약직)들은 롯데백화점 제빵 매장이 없어진다는 것을 사측으로부터 공지받지도 못한 상황에서 6월 30일까지 롯데백화점 전점 매장 15곳을 폐점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는 성토의 글이 올라와 있다.익명을 통해 이 직원은 “각 가정의 생계가 달려있는 만큼 투명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롯데백화점 베이커리 매장에서 근무 중인 한 직원은 “직원들 사이에서 갑작스럽게 매장이 철수한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며 “정규직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 해고될지는 불안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 관계자는 “프랑가스트 브랜드가 없어지는게 맞다”며 “내부적으로는 브랜드를 구분하지는 않고 그때 그때 백화점들이 요구하는 매장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이 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기계약직으로 고용된 제빵사와 매장 직원에 대한 퇴사 종용 사실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며 구체적으로 결정된것이 없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일일이 설명하진 않고 있다”면서 “인사발령이 나진 않았지만 지방 인력들에게는 미리 사전에 구두로 전환 배치를 다 한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