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2 왓챠 미디어데이'에서 왓챠 박태훈 CEO가 '왓챠 2.0'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왓챠]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국내 대표 OTT 서비스 중 하나인 '왓챠(WATCHA)'가 올해 기존의 영상 스트리밍에 음악과 웹툰 구독을 추가한 새로운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출시하고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왓챠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2022년 왓챠 미디어데이'를 열고 왓챠의 비전과 왓챠 2.0, 앞으로의 사업계획 등을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왓챠 미디어데이에는 박태훈 왓챠 CEO를 비롯해 원지현 COO, 콘텐츠 사업 담당인 김효진 이사, 콘텐츠 개발 담당 김요한 이사 등 주요 임원진들이 참석했다.
■ 음악과 웹툰 추가한 '왓챠 2.0'..OTT 시장 새로운 구독 모델 될까
지난 2011년 콘텐츠 추천 서비스 '왓챠피디아'로 출발한 왓챠는 2016년에는 OTT 서비스까지 출시하며 국내 주요 콘텐츠 플랫폼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왓챠피디아부터 축적한 방대한 이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교한 추천 기술을 선보이며 거대 자금을 앞세우며 시장을 선점하려는 미디어 공룡 기업들과 경쟁해 왔다.
원지현 COO는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거나 레거시 방송채널을 보유하거나 협력관계도 없던 한낱 스타트업인 왓챠가 OTT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 중 하나가 됐다"며 "그 이유는 26개 국, 1100만 유저가 왓챠피디아 시절부터 쌓은 약 6억5000만개의 방대한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왓챠는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음악, 웹툰까지 구독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구독 서비스 '왓챠 2.0'으로 진화하고자 한다"며 "보고 듣고 즐기는 모든 콘텐츠 경험이 왓챠 하나로 가능해지며 이용자들이 지금보다 더 자주 더 많이 왓챠에 접속하게 될 것이다"고 부연했다.
왓챠는 연내 출시 예정인 '왓챠 2.0' 플랫폼을 통해 영화와 음악, 웹툰이 한데 어우러지며 콘텐츠 간 장벽을 허물기를 기대하고 있다.
원지현 COO는 "콘텐츠 감상의 연결고리가 분절되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추천을 해주는 왓챠 본래의 가치가 영상 뿐 아니라 음악과 웹툰까지 확장되는 것이 왓챠 2.0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왓챠 2.0을 통한 현재 웹툰 시장의 획일화 현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원지현 COO는 "현재 웹툰 시장은 '기다리면 무료'라는 비즈니스로 인해 획일화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며 "왓챠는 창작자들이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여겼고 김보통, 낢, 루드비코 등 유명 작가들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음악 비즈니스는 최근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는 유튜브 뮤직과 비슷한 '번들링(묶음)' 형태를 지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지현 COO는 "유튜브 뮤직이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영상 콘텐츠와의 연계성 때문"이라며 "왓챠 2.0 역시 이와 비슷한 조건을 충족할 것이다. 영상과 웹툰 콘텐츠와의 연계성을 바탕으로 음악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 '왓챠만이 할 수 있는 과몰입 콘텐츠' 선보여..MAU보다는 '잔존율'이 더 중요
왓챠 박태훈 CEO는 이날 발표를 통해 "왓챠는 초기부터 '모든 것을 개인화' 하자라는 목표로 콘텐츠 사업을 전개해왔다"며 "지난 11년 동안 축적한 개인 취향 데이터와 이를 유저에게 정교하게 추천하는 기술을 이제 엔터테인먼트 전 영역으로 확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콘텐츠 사업 담당 김효진 이사는 "왓챠 2.0의 궁극적인 목표는 '왓챠만이 할 수 있는 과몰입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라며 "올해도 상반기와 하반기에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왓챠는 오는 23일 왓챠를 통해 공개되는 드라마 '스테이션 일레븐'을 시작으로 '더블트러블', '조인 마이 테이블', '최종병기 앨리스', '좋좋소 시즌 4·5', '시멘틱에러', '클럽하우스: 한화이글스' 등 드라마와 영화 예능·다큐에 이르는 총 9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하반기에도 역시 약 9편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공개된다.
여기에 왓챠만의 '익스클루시브(Exclusive, 독점)' 작품들도 상당수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해 평단의 호평을 받은 예술영화 '아네트(Annette)', '티탄(Titane)'을 독점 공개해 사용자들의 호응을 확인한 왓챠는 올해 '레벤느망', '나의 집은 어디인가', '애프터 양', '오피셜 컴페티션' 등 예술성을 갖춘 영상 콘텐츠를 선보인다.
22일 열린 '2022 왓챠 미디어데이'에서 왓챠의 원지현 COO가 OTT 시장의 '구독 잔존율 상승에 따른 구독매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자료=송정은 기자]
왓챠 관계자들은 이날 발표를 통해 최근 OTT 서비스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인 'MAU(월간 활성이용자수)'에는 허점이 많다며 오히려 '리텐션(Retention, 구독 잔존율)'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지현 COO는 "MAU는 단기간의 이벤트나 프로모션으로 충분히 증가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바이스 상에서 데이터의 수집보다는 접근이 편한 '모바일' 디바이스 위주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허수가 많다"며 "왓챠는 다른 어떤 OTT 플랫폼보다 유입된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제공하며 구독 잔존율을 높이는 구조를 잘 갖추고 있다. 10만 개 이상의 콘텐츠 중 80% 이상이 매달 시청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연내 IPO 추진..국내 OTT 3사 통합에는 "글쎄"
왓챠는 이와 함께 중장기 비전들도 공개했다.
박태훈 CEO는 "왓챠 2.0을 통해 밝힌 전 엔터테인먼트 영역 확장 계획 뿐 아니라 국내내 OTT 사업자 최초로 일본에 진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다양한 국가에 왓챠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며 "진출 시기와 국가 등은 연내 발표하겠다. 왓챠는 글로벌 진출에 그 어떤 OTT 서비스보다 자신있다"고 밝혔다.
K-콘텐츠의 글로벌 배급을 위해 대형 방송사, 제작사, 배급사들과도 활발히 논의 중이다 .박 CEO는 "파트너사들은 왓챠의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용한 인사이트를 얻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말 두나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추진 중인 NFT 사업도 올해 본격화할 방침이다. 박 CEO는 "NFT 사업의 핵심인 커뮤니티를 왓챠는 잘 보유하고 있다"며 "NFT를 접목해 빠르고 임팩트 있는 결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소장가치가 있는 NFT를 제공해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새로운 수익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세션을 통해 지난해 경영 성과 및 향후 IPO, M&A, 국내 OTT 3사 통합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22일 '2022 왓챠 미디어데이'에서 카카오벤처스 김기준 부사장(왼쪽부터), 왓챠 박태훈 CEO, 왓챠 원지현 COO, 왓챠 김효진 이사, 왓챠 김요한 이사가 질의응답에 임하고 있다. [자료=송정은 기자]
박태훈 CEO는 먼저 지난해 경영 성과에 대해서 "가결산이긴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연결기준으로 723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 2020년 대비 82% 증가한 수치"라며 "왓챠 2.0 요금제가 나오면 좀더 정교한 데이터를 통해 향후 경영실적 전망치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매년 2배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IPO 시기에 대해서 박태훈 CEO는 "상장주관사를 선임하고 주관사와 함께 준비 중"이라며 "시장상황도 봐야하고 여러 가지를 봐야한다. 올해 중으로 빠르면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 동안 왓챠를 인수하기 위한 여러 제안이 있었냐는 질문에도 "11년 간 콘텐츠미디어 분야에서 여러 사업경험과 유용한 유저 데이터를 쌓다보니 많은 제안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모든 것을 개인화하자는 설립 당시의 목표와 비전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향후 타 기업과의 인수합병 가능성에 대해 에둘러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사업자에 대항하기 위해 웨이브(wavve), 티빙(TVING) 등 국내 주요 OTT사가 연합내지 합병해야한다는 의견에 대해 박태훈 CEO는 "서로 윈윈하는 제안이 온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아직 왓챠의 비전에 맞는 좋은 제안과 파트너를 만나지는 못했다"며 "국내 OTT 3사가 연대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많은 것으로 안다. 다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